"별다른 위험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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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일리간 (필리핀)=이수근 특파원】 피납 6일째로 접어든 한일개발소속 「민다나오」섬 「일리간」시 「아구스」수력발전 건설현장사무소장비과장 신필호씨(43)의 구출문제는 오늘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씨의 구출을 위해 범인들과 접촉하고 있는 「일리간」시 주둔 제3보병여단의 관계자는 신씨가 범인들로부터 안전한 수중으로 옮겨졌으며 신씨의 석방여부는 오늘 내일이 고비가 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군 당국에 따르면 범인들 가운데 한 사람을 양육한 의부 「아리스·이스마일」씨가 범인들에게 『신씨를 돌려주지 않으면 우리마을이 모두 초토화되어 살 수 없게 된다』면서 『한일개발은 우리나라를 위해 이곳까지 왔는데 신씨를 계속 붙들어두면 우리에게 이로운 것이 하나도 없다』고 설득해 범인들로부터 신씨를 안전한 곳으로 빼돌리는데 성공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필리핀」군 당국은 신씨를 납치한 범인들은 「일리간」시로부터 27㎞, 사건현장으로부터 10㎞정도 남쪽으로 떨어진 해발 4백여m 고지에 있는 「모스림」촌 「피아보」마을 (「말라위」시 관할)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납치범들은 2일 정오쯤 신씨의 자필 서명이 들어있는 편지를 대리인을 통해 「필리핀」군 당국에 보내왔다.,
영문으로 대필된 이 편지에서 신씨는 『신변에 대한 별다른 위험은 느끼지 않는다. 식사에 닭고기를 주는 등 대우는 좋은 편이지만 하루 빨리 풀려나 동료들과 다시 현장에서 일하고싶다』고 전했다.
군 당국은 신씨를 납치한 범인들은 과격한 「모로」회교도민족해방전선소속이 아니고 「일리간」시와 강을 경계로 한 「말라위」시를 무대로 한 5인조 범죄단이며 두목은 「오마 르·디베산」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월 박화춘씨가 납치됐던 「코트바토」에서 동북쪽으로 약5백㎞ 떨어진 「일리간」시는 주민15만명의 공업도시로 수력발전소건설현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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