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 재활교육에의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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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심신장애아 문제가 갈수록 중요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윌에만도 태평양지역 재활회의가 서울에서 개최되었는데 최근 다시 한 국제여성민간단체가 서울에서 모임을 갖고 이 문제를 다시금 거론했다.
주제발표자가 제시한 바에 의하면 현재 전국의 장애아 숫자는 약 59만명, 거기다 미확인 숫자까지 합치면 약1백만명은 될 것이라는 추산이며 그 중의 약 6천명 정도만이 재활시설의 혜택을 받고있다고 했다.
이러한 통계는 우리나라 인구 가운데 2.8%가 장애아인데도 이들의 절대다수가 재활을 위한 충분한 치료와 교육의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장애아 실태는 과연 중요한 문제인가, 대수롭지 않은 일인가.
막상 이 같은 질문을 받을 경우 그것이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공공연히 답할 인사는 물론 없을 것이다.
그러나 솔직이 말해 우리가 평상시에 이 문제를 얼마나 중요시하고 긴급시했다고 자부할 수 있을지 양심에 찔리는 바가 있어야 할 것이다.
부유한 이웃을 둔 시민의 입장에서, 나라살림을 연구하는 지도층의 입장에서, 천하를 걱정하는 식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각자의 관심 부족은 심각하게 반성돼야 하겠다.
장애아 재활과정의 핵심은 지속적인 조기치료와 특수교육이다. 그리고 이것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시설확충과 인력확보,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재원이다.
재원과 관련해 새해 예산안은 전년도에 비해 약30%가 늘어난 액수를 이 분야에 배정하고 있어 대견스럽다.
그러나 현재의 물가상승율에 비추어 이 액수로 부족한 인력을 확충하고 비좁은 시설을 늘리는 것이 과연 실제로 가능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현재 각 시설의 급여수준을 보면 보모가 7만1천7백원, 생활지도 교사가 9만1천1백원, 총무가 10만8천7백원, 간호원이 7만1천7백원이다.
이 액수는 같은 수준의 다른 분야 종사자들에 비해 뒤지는 것이며, 이런 낮은 수입과 예산부족으로 인한 절대인력부족 때문에 보모의 경우는 하루 평균 8시간을 훨씬 상회하는 힘겨운 근무조건하에서 일하고 있다.
재활시설에 반드시 있어야 할 물리치료 교사만 해도 몇몇 우수시설을 제외하고는 수용인원의 다과에 상관없이 균일적으로 1명밖엔 배치돼 있지 않아 충분한 치료혜택을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인력부족, 그리고 시설부족은 결국 재정의 문제이며 관심의 문제인 동시에 전사회적인 과제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정책부서의 입장에선 이 분야에 대해 보다 큰 비중부여가 있어야할 것이며, 사회와 시민의 입장에선 보다 왕성한 자원봉사활동이 확산돼야 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일반 초·중·고교에 장애아를 위한 특수과정과 지도교사제를 조속히 확충하여 부족한 시설과 인력문제에 대처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심신 장애아 문제는 이제 자자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전사회적인 의무의 문제로 파악해야한다. 치료·교육·공공시설·직장 등 모든 분야에 걸쳐「우리인구의 약3%」에게 그들이 마땅히 누려야할 재활의 기회가 당연히 부여돼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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