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박주봉·김문수組도 꺾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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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47세의 정신과 전문의이자 미국올림픽위원회(USOC) 이사. 불룩 나온 아랫배와 듬성듬성한 머리카락. 인천 도원시립체육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눈높이 코리아오픈 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매튜 포가티(미국)를 보는 사람들은 그를 감독이나 임원으로 생각한다.

포가티는 이번 대회 참가 선수 중 최고령이지만 남자단식과 복식, 혼합복식 등 세 종목에 출전한 어엿한 현역선수다.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운영하고 있는 개인병원의 문까지 닫아걸고 자비를 들여 이 대회에 출전했다.

그가 노익장을 과시하는 이유는 1년 앞으로 다가온 아테네 올림픽에서 미국의 배드민턴 출전권을 한 장이라도 늘리기 위해서다. 미국은 그동안 국제대회에 거의 출전하지 않아 올림픽 출전권이 줄어들 위기에 처해 있다.

배드민턴을 하게 된 계기를 묻자, 그는 "조부모와 부모가 모두 배드민턴 선수여서 자연스레 배드민턴을 하게 됐다"며 "세살 때 처음 라켓을 잡았고, 일곱살 때 처음 대회에 출전했으며 의대에 입학한 1987년에 라켓을 놓았다. 그리고 병원이 자리를 잡은 99년에 복귀했다"고 대답했다.

포가티는 "1986년 밴쿠버에서 열린 세계남자단체선수권 예선 때 당시 세계최강이었던 한국 복식조(박주봉-김문수 조)를 2-0으로 꺾은 게 내 인생 최고의 경기였다"고 말했다.

인천=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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