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산하 「진일 공업」문닫아 3백 종업원 일터 잃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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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마산】국내 유수의 농기구「메이커」인 효성「그룹」산하 진일공업(대표 유중년·마산시 월남동1가7)이 52억 원의 빚을 진 채 17일 문을 닫아 3백여 종업원이 일자리를 잃게됐다.
진일공업은 올 들어 ▲전사업주의 채무액19억 원에 대한 이자부담이 많고 ▲입금부담도 지난해 34%에서 올해 26%가 늘어 62%나 되고있으며 ▲기계시설 노후로 대량생산이 불가능한데다 ▲자재비 인상·판매부진이 겹쳐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효성 「그룹」은 77년2월 전 사업주 이원길 씨로부터 진일공업을 인수했으나 지난5월2일 농기구 부를 없애 4백20명의 종업원 가운데 1백16명을 해고했었다.
노조 측은『공장인수 당시19억 원이었던 부채가 1년 사이 52억 원으로 늘어났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으며 국내 굴지의 재벌이 이렇게 공장 문을 닫는다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 이라며 공장을 다시 가동해 줄 것을 요청했다.
노총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진일공업은 종업원들의 급료가 1개월에 3천5백만 원 꼴로 1년6개월간 임금지출액은 6억3천만 원 밖에 안되며 판매계획과 실적은 최하89%에서 최고1백26%까지 올랐다는 것이다.
지난7일부터 가동율 중단한 진일공업 공장에는 2백여 명의 종업원들이 계속 출근하고 있으며 이들의 반발이 심해질 것에 대비, 경찰이 경비를 하고있다.
대지 3천6백26평에 건평2천2백63평의 진일공업공장은 일제 때 산중 철공소를 해방 후 이원길 씨가 인수, 진일공업으로 바꾸어 운영해오다 77년 12윌· 효성이 인수한지 1년 반만에 폐업하게된 것.
진일공업은 60년대 가뭄이 심했던 농촌에 양수기를 대량 생산, 공급하는 등 호황을 누렸고 소형선박 동력화 시책에 따라 선박 「디젤·엔진」을 만들어 한몫 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뒤늦게 농기구생산에 손을 댔으나 생산능력과 시장조사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해 흔들리기 시작했다.
효성「그룹」이 내놓은 부채는 ▲은행25억 ▲계열회사 부채14억 ▲미지급 어음 4억 ▲외상 매입 금2억 ▲기타 미지급 금 7억 원 등 모두52억 원이다.
효성 측은 진일의 퇴직금 적립이 되어있지 않아 해고수당으로 1개월 분 급료를 주는 것 외에 약2억 원의 퇴직금을 확보하고있다고 밝혔지만 이는 종업원 l인당 1백만 원 밖에 안 되는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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