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 지금도 군단별로 땅굴 파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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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귀순한 전 북괴군 소위 강현순씨(24)는 11일『북괴는 최근 징집연령을 18세에서 1세로 낮추었으며, 경보(경보)·저격부대 등 비정규특수부대와 전차·포 부대를 늘리고 사단까지 증설하는 등 전쟁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폭로했다.
북괴군 정치보위부 소속정치장교로 근무 중 지난 5일 상오 8시 중부전선 휴전선을 넘어 귀순한 강씨는 이날 서울용산 육군회관에서 내외 기자들과 가진 회견에서 『북괴는 이 같은 전쟁준비로 여러 가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있는데 특히 연유(연유=연료용 기름) 난은 심각하다. 금년 초 김일성은 북한지역의 모든 자동차 사업소에 연유차를 목탄차로 개조토록 했고 이에 따라 지난 4월까지 일반기관·기업소의 화물자동차는 거의 목탄차로 개조됐으며, 군대에서도 사단 급 이하에서는「승용차를 일체 사용할 수 없게됐다』고 밝혔다.
강씨는 귀순동기를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에 염증을 느꼈고 개인의사를 말살하는 비인도적 처사에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씨는 김일성 대학에 다닐 때인 지난해 5월 모내기전투에 동원돼「최옥자」(25) 란 여자를 사귄 것이 사상적으로 해이됐다고 심한 비판을 받은 후 당 핵심당원으로 자라야 할 정치보위군관으로 신상에 대한 불안감을 느꼈다고 했다.
강씨는 더욱이 금년 5월 어머니가 위암으로 사망했다는 전보와 편지를 여러 차례 받고 휴가를 청원했으나 거절당해 북괴의 비인도적인 처사에 환멸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비무장지대에 배치 된 후 전방고지에 쌍안경으로 남한지역을 관측했을 때 남한농촌이 북쪽보다 평화롭고 살기가 좋아 보였으며, 각종 농기구 등이 북쪽보다 우수한 것을 보고 남한의 발전상을 느꼈고 자유생활을 동경하게 됐다고 했다.
또 금년 5월에는 정치부 지도원으로부터 당에 대한 열성이 모자란다는 비판을 받았고 이 사실이 당사업보고서에 수록된 것을 알고 신상에 대한 불안과 처벌이 두려워 귀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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