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대마다 연극부 만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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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서울대학교에는 단과대학마다 연극부가 있어 학생들의 연극「붐」이 일고 있다.
학생들은 연극이 자기표현의 수단이며 마음을 밀도있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연극에 몰입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서울대에는 총 연극부를 비롯, 법·음·수의대를 제외한 12개 단과대학과 의예·치의예과의 2개학과 등 15개 연극부와 민속가면극연구회가 있다.
이 대학에서는 5월중순이후 매주1∼2회의 연극공연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17일 『아베르만의 재판』(공대)과 『오, 헬렌』(가정대)이 공연됐고 이어 『마로니에의 길』(인문대·5월 24일∼26일), 『「4계(계)밖의 겨울』(사범대·1∼2일),『아일랜드』(사회대·7∼9일),『앨버트의 다리』 (경영대·14일) 등이 연속공연 됐으며 민속가면극회의 『봉산탈춤』(5월26일)이 공연됐었다.
이들은 대본검열과 시간·경비·장소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위해 많은 열정과 시간을 바치며「캐스트」·「스태프」·관객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몰입한다.
일반 연극과 달리 학생들의 실험연극답게 새로운 시도를 해, 술집에서 나누는 젊은이· 노동자의 대담을 녹음에 담아 극중에 들려주기도 한다.
작품 『마로니에의 길』은 1884년 갑신정변 후 일본으로 망명했던 김옥균과 그를 암살한 홍종자를 대비해 그들의 갈등 속에 역사에 대한 재조명을 시도, 특징을 보였다.
『4계밖의 겨울』을 연출했던 조항용군(26·체육4)은 『대학연극은 상업적 흥행성을 염두에 두지 않는 만큼 하고 싶은 말, 보여주고 싶은 것을 실험형식을 통해 능동적으로 시도한다는 점에서 존재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학연극이 서투르다고 하지만 학교당국의 검열이 완화되고 야간·야외공연이 허용되는 등 여건이 좋아지면 실험극으로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옥 (20·영어3), 강재순(21·가정3) 양도『처절한 삶의 주인공이 되어 무엇엔가 몰입하고 싶어 연극을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용극장이 없어 강의실·학생회관「라운지」를 무대로 말과 몸짓으로 의미를 전하며 객석과 무대가 혼연일체가 되도록 땀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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