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강국 이해흥정에 그친 대좌|카터-브레즈네프 빈정상회담 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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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카터」미국대통령과「브레즈네프」소련송단당서기장이 지난 4일동안의「빈」정상회담에서
「지역문제에 대한 심각한 의견대립」을 보였음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세계의 기대를 상당히
어긋나게하고 있다.
제2차 미소전략무기제한협정(SALTⅡ)의 조인은 그 자체가 국제질서에 미치는 효과는 큰 것이
다.
그러나「지역문제에 대한 견해차이」는 SALTⅡ가 직접적으로는 미·소 두강국의 이해에만 직
결된 것이라는 인상을 남기는 것이다.
「브레즈네프」가 조인 직후「세계평화를 우한 것」이라고 표현한 것보다「카터」가「두나라의
관계를 안정궤도에 올려놓았다』고 한 말이 훨씬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솔직한 표현같이 들리다.
소련은 SALTⅡ 협상과정에서 자체 핵무기 보유대수를 줄여야한다는 작지 않은 양보를 했다.
그러나 협정조인 이후 소련이 얻을 수 있는 이득도 적은 것은 아니다.
소려은 우선 극동에서의 중공과의 대결과 중구 내에서의 단결와해위협, 제3세계에 대한 군사
및 경제원조에서 오는 경제적 부담등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SALT 타결로 미국으로부터의 압박
을 해소하고 양보에 따른 미국으로부터의 대가 획득이 중요한 목표였다.
그 대가는 미국의 대소최혜국 대우에서 오는 경제적 이득과「컴퓨터」등 기술도입으로 오는 자
체 전자기술 개발같은 것이다.
이것은「브레즈네프」가 소련 국민에게 선전할수 있는 자신의 업적이 될 것이다.
반면에 대소 핵우위의 상실이라는 극심한 국내반대세력의 공격에도 불구하고「카터」가 이번
협정조인을 강핸한 것은 미국역시 SALT 타결 없이는 산적한 미국내의 문제해결에 집중할 수 없
다는 그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카터」의 소득은 회담을 전후한 소련의 동구주둔병력6만명 철수 시사이다. 이것은 극동군축
회담의전망을 밝게 하는 것으로「유럽」에 새로운 군사질서를 가능케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국이 중동과「아프리카」에대한 소련의 개입을 항의한데 대해 소련이 이를 묵살한 것
은「카터」가 SALT타결을 계기로해서 실질적인 소련의 양보를 얻어내는데는 실패했음을의미한
다. 중동평화와 중동산유국보호라는「카터」의 중요한 정책목표가 소련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
한 셈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한반도문제에 관한 두강대국의 견해일치는 물론 기대대하기가 불가능하다.
소련은「빈」정상회담직전「시차란스키」등 소련내 반체제인사석방으로「카터」에 대한 호의를
보였으나 협정조인 직후다시 구금한 것은 이번 회담에서 소련의 약은수가 다시 드러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이 이번 정상회담을「성공적」이라고 표현하고 있지만「카터」가노련한「브레즈네
프」로부터 무엇을 과연 얻어냈을까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특히 대소견제를 위해 미국과 서둘러 관개개선을 단행한 중공이「두 강대국의 야합」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어 미국으로서는 또 다른 부담을 지고 있다 하겠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이번 정상회담의 의의를 찾아낸다면「카터」가 소련지도계층의 성격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고 특히「브레즈네프」의 후계자로 물망에 오른 「체르넨코」를 관
찰 할수 있었다는 정도에 그칠지도 모른다. <진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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