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오일 비중 줄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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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정유사가 원유를 정제하는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돈을 벌겠다고 선언했다. 정유업계의 오랜 불황을 돌파하기 위한 승부수다. 과감한 변신 카드를 내민 곳은 정유업계의 막내(4위) 현대오일뱅크다.

 현대오일뱅크는 30일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회사 매출의 대부분(93%)을 차지했던 원유 정제사업 비중을 2020년 60%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대신 신사업으로 프로필렌 유도체, 카본블랙, 해외 에너지 투자를 지목됐다. 프로필렌 유도체는 자동차 내장재 등에 쓰이는 석유화학 제품이고, 카본블랙은 페인트·잉크 등의 재료로 쓰인다. 모두 정유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이나 찌꺼기를 활용해 만들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해외 투자를 거의 하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해외 에너지 관련 공장 건설과 투자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개편을 통해 현대오일뱅크는 2020년 매출 50조원, 영업이익 2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은 20조원, 영업이익은 4033억원이었다.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경쟁력의 핵심은 결국 사람”이라며 “훌륭한 인재들이 단합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노력한다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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