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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재력가 '살인청부' 혐의 현직 서울시의원 구속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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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강서경찰서]

지난 3월 발생한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60대 재력가 살해사건은 경찰 수사 결과, 현직 서울시의원의 살인 교사로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날 수천억원대 재력가 송모(67)씨를 지인에게 살해하도록 지시한 김모(44) 시의원을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김 의원으로부터 “빌려준 돈 7000만원을 받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그의 지시에 따라 재력가 송씨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팽모(44)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팽씨는 지난 3월3일 오전 0시40분쯤 강서구 내발산동의 한 빌딩 3층 관리사무실에서 건물주인인 송씨 머리 등을 손도끼와 전기 충격기로 수십 차례 때려 살해한 혐의다.

김 의원은 송씨가 자신에게 빌려준 돈 5억2000만원을 돌려달라고 압박하자 2012년 채무소멸 등을 대가로 팽씨를 시켜 송씨를 살해할 것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범행 전 송씨의 출퇴근 시간과 동선 등을 미리 파악했으며 팽씨는 지난 1월 김 의원으로부터 전기충격기과 손도끼 등을 넘겨 받아 범행도구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팽씨는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범행 전후 수차례 택시를 갈아타고 인천 연구수의 한 사우나에 들러 옷을 갈아입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조사 결과 팽씨는 증거인멸을 위해 전기충격기와 범행 당시 입었던 옷 등을 과거 자신이 살던 인천 연수구 집 근처 야산에서 불에 태운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중국 공안과의 수사공조로 범행 3일 뒤 중국으로 도피한 팽씨를 붙잡아 지난 24일 국내로 압송했다.

팽씨는 김 의원이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던 지난 2000년쯤 마찬가지로 국회의원 보좌관 일을 하던 자신의 형을 통해 김 의원을 소개받아 10년 이상 알고 지낸 막역한 사이로 전해졌다. 중국을 오가며 가방장사를 하는 팽씨는 사업자금 명목으로 김 의원으로부터 7000만원을 빌렸던 것으로 조사됐다.

숨진 송씨는 사건이 일어난 내발산동 빌딩을 포함해 인근에 다세대주택과 예식장, 사우나 등 3000억원대의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생전 강서구에서 모항공사 다음으로 세금을 많이 낼 정도의 재력가로 전해지고 있다.

김 의원은 보좌관 재직 시절인 1999~2000년쯤 자신이 모시던 국회의원의 지역구인 강서구에서 지인을 통해 처음 송씨를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팽씨는 관련 혐의를 인정했지만 김 의원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의원은 경찰에 “팽씨가 중국으로 도주한 후 전화상으로 송씨를 살해했다고 얘기해 범죄사실을 알게 됐다”며 “나는 송씨에게 돈을 빌린 적이 없다. 내가 팽씨에게 돈을 갚을 것을 독촉하자 팽씨가 돈을 훔치기 위해 송씨를 살해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그러나 김 의원이 송씨로부터 돈을 빌리면서 작성한 차용증을 송씨 사무실에서 일부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팽씨가 손도끼를 버렸다는 근처 음식점에 대한 현장 검증 등 추가 수사를 거쳐 조만간 김 의원과 팽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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