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슬기를 심어주자"|자상한 보살핌에 「불구」를 잊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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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로스앤젤레스=김광섭특파원】
『심신장애 어린이들은 어렸을 때 치료·교정해주는 일도 필요하지만 그들이 성년이 된 뒤 일생동안 직업을 갖고 생활을 해나가도록 국가적인 뒷밤침을 해주는 게 더욱 중요합니다.』
심신장애아를 위한 특수학교(스페셜·핸디캡·스쿨)인 설빈학교(로스앤젤레스시 버들롱가1925) 교장 로즈·앤젤씨(50·여)의 말.
설빈·스쿨은 학생 3백50명(여자가 70%)에 30여개의 특수지도교실을 갖추고있는 로스앤젤레스의 전형적인 특수학교.
55년에 창설, 국민학교 과정을 가르치고있는 이 학교에는 16명의 한국어린이도 있다.
이 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은 대부분 정박아와 뇌성마비에 의한 지체부자유아·간질병 어린이, 언어장애 어린이 등이다.
이 학교의 수업방식은 「1인1기」를 원칙으로, 주입식은 일체 금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스스로 실습을 통해서 터득토록 한다.
가령 언어장애 어린이에게는 로보트와 기계조작으로 실제동작을 시키면서 음악을 들려주며 배우게 하고 지체부자유아들은 각종 놀이기구를 주어 실제동작을 하게한다. 흥미를 돋우기 위해 슬라이드·영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를 위해서 음악실·놀이실·언어교육실·공작실 등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휠·체어를 탄 어린이를 위해 특수엘리베이터 시설도 돼있다.
설빈·스쿨은 상오9시부터 하오2시30분까지 수업한다.
노란색 스쿨·버스가 어린이들을 집 앞까지 태워다준다. 등하교시간에 부모가 집에 없으면 어린이를 학교로 도로 데려간 뒤 집에 연락해 부모를 불러 사인을 받고 돌려보낸다.
교육비는 정상어린이의 ??가 들지만 국가가 전액 부담한다.
로스앤젤레스에만 이런 학교가 22군데 있고 70년의 역사를 가진 학교도 있다.
심신장애아들의 치료를 위해서는 국가에서 매월1장의 진료권을 발급, 스티커 1장으로 병원과 약국에서 무료로 치료를 받거나 약을 타도록 해준다.
또 이들에게 1명당 매월 2백50달러(12만5천원)씩의 SSI(사회보장금)라는 보조금을 지급해준다. 이 금액은 21세가 넘으면 3백50달러(17만5천원)로 늘어난다.
로스앤젤레스의 또 다른 특수학교인 웨스트·밸리·스쿨(교장 셜리·W·맨긴·여·55·밸보어가1649)에 근무하는 한국인보조교사 성인호씨(48·여·로스앤젤레스시 벨포드가7035).
자신이 신체장해아 3남매(19·18·15살)의 어머니이기도 한 성씨는 『이곳에 먼저 이민 온 아내가 심신장애아를 낳은 사실을 뒤늦게 미국에 온 남편이 알고 본국으로 도망간 슬픈 일도 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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