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크 도입, 승진시험 폐지 … 혁신DNA 심어 철밥통 이미지 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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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촌공사는 스마트 워크 체계를 도입해 임직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스마트 워크 실현을 위한 임직원들의 토론회 모습. [사진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농어촌공사 사무실이 달라졌다. 방만경영·철밥통·무사안일주의와의 작별을 선포한 것. 이상무 한국농어촌공사장은 지난해 9월 사장 직속의 경영혁신본부를 설치해 ▶보고·회의문화 철폐 등 일하는 방식 개선 ▶인사·승진제도 개선 ▶스마트워크 시스템 구축 등 경영체질을 전면 개조하는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오는 9월 광주전남혁신도시로 본사를 이전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신청사에는 전자업무공유·클라우드·화상회의 등 스마트워크(Smart Work)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스마트워크란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일할 수 있는 유연한 근무방식이다. 이상무 한국농어촌공사장은 “우리는 이를 더 포괄적인 의미로 해석해 조직·사무공간·정보통신기술 인프라 등 경영 전반에서 스마트워크를 실현함으로써 하나의 기업문화로 자리 잡게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농어촌공사는 이를 위해 본래 계획했던 전남 나주 본사 신사옥의 기본설계를 변경했다. 임원실·부서장실의 면적을 50%로 축소하고, 협업·교류 공간을 29% 추가 확보했다. 이로써 4개 층이 ‘소통·협업’ ‘지식 창조’ ‘집중 회의’ ‘행복 충전’ 등 창의적 기능을 수행하는 공간으로 확대된다.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스마트워크를 도입한 또 다른 배경엔 직원들이 있었다. 본사 이전으로 인해 기존 생활근거지를 옮겨야 하는 임직원의 사기를 높여야 한다고 판단한 것. 스마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쾌적한 근무환경, 이주 직원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 등을 마련해 혁신도시 정착을 함께 성공하겠다는 의지다.

 이 사장은 “많은 공공기관이 스마트워크를 도입하고 있지만 아직 공직사회 전체에 뿌리내리진 못한 단계”라면서 “사무실환경에서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업무문화까지 스마트워크가 정착된 공기업 최초의 성공모델을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해 말했다.

 농어촌공사는 승진시험도 전면 폐지했다. 이 사장은 “그동안 승진시험이 업무와 관련 없는 과목으로 이뤄져 비효율적이란 지적을 받아 왔다”면서 능력과 성과로 평가받는 인사제도 구축을 위해 폐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농어촌공사는 2015년부터 개인업적평가제·승진배심원제·장기성과관리제 등 실질적인 업무 수행에 중점을 둔 인사제도를 도입한다. 지난 4월 본사 및 전국의 지역본부직원들과 토론회를 통해 의견수렴을 진행했으며, 지난 5월 13일 인사제도 혁신에 관한 노사협약서를 체결하였다.

 농어촌공사는 기존의 복잡했던 3급 승진 과정도 바꿨다. 농어촌공사 측은 “일 잘하는 직원이 능력을 인정받도록 성과중심의 인사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면서 “개인 역량과 성과가 인사에 반영될 수 있도록 개인업적 평가 및 KRC승진 포인트제도를 도입한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자기계발·개인성과·사회봉사·표창 등 다각적인 평가결과를 반영할 것”이라면서 “이와 함께 서열명부 공개, 승진배심원제를 통해 투명성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덧붙여 전했다.

 또 그는 “공기업 혁신은 국민이 바라는 시대적 과제이자, 취임 때부터 강조해 온 경영목표”라면서 “공사의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공직사회를 만들기 위한 경영혁신 작업을 앞장서서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배은나 객원기자

 ◆스마트 워크(Smart Work)=일하는 방식의 총체적 혁신. 개인·기관·사회의 지속가능성장을 위해 조직원이 스스로 업무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고 시공간을 초월한 업무를 이행하며, 상호 협조 속에서 조직을 성장·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문화·제도·ICT·공간을 혁신하는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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