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과외수업…무엇이 문제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과외수업의 병폐는 학교교육의 정상화를 비롯, 교육제도의 개선을 통해서만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교육관계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이 사회문제가 되고있는 과외수업을 뿌리뽑기 위해 공직자를 포함, 지도층인사의 자녀부터 과외수업을 못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자 학계·학부모·일선교육실무자 등 각계의 인사들은『과외수업의 부작용을 고칠 방안의 하나』로 이를 환영하면서도 이 같은 방안의 실효성과 함께 교육구조·제도적인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과외의 완전근절은 사실상 어렵다는 반응을 나타내고있다.
공화당의「저축추진 및 소비억제방안 연구 특별위원회」의 구범모 위원장은『최근 가계에 제일 큰 부담을 주는 것은 괴외수업비며 77년도 과외비용은 약5천억 원으로 추산되었다』 고 밝히고 소비절약운동의 하나로 과외수업 안하기 운동을 펴나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과외수업폐지를 위해 ▲부당하게 과외수업을 하는 교사를 처벌하고 ▲과외교사에 대해 수입을 조사, 세금을 중과시키며 ▲과외수업폐지를 보완하기 위해 학원 등의 우수강사를「텔리비전」강의에 동원하는 방법을 강구중이다.
공화당은 과외를 근본적으로 없애기 위해서는 대학입시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보고 대학입시를 예비고사 성적만으로 전형하며 입학정원제를 졸업정원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아울러 연구하고있다고 관계자가 5일 밝혔다.
여당은 이와 함께 공직자와 지도층이 소비절약운동을 솔선수범 하도록 도덕적 기강을 확립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며 우선 낭비성을 조장하는 공직자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정부에 건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최태인 충암고 교장은『과외가 지나칠 정도로 팽배되어있어 지도적 인물이 솔선하여 비정상적인 교육풍조를 바로잡자는 의도는 좋은 생각이며 이 같은 방안을 원칙적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서울대 정원식 교수(교육학)도『학교가 제구실을 다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 학생자신들보다도 학부모들이 더욱 열성을 보여온 것이 오늘의 과외수업 풍조』라고 지적,「학부모들끼리의 경쟁에서 빚어진 결과를 지도층 인사들에서부터 자숙하겠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자세라고 생각하나 궁극적으로 공부는 학교에 맡겨야하고 당국은 근본적으로 교육제도를 개선하여 학교교육의 정상화를 유도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학부모 이창현씨(51·상업·서울 동대문구 제기2동)는『과외수업비가 가계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불균형 속에서도 자녀들을 뒤떨어지게 할 수 없다는 부모의 마음에 너도나도 과외에 매달려온 것이 사회의 일반적인 현상이었다』며『지도층에서 솔선수범 한다하더라도 여전히 음성적인 개인지도 등은 뿌리뽑히지 않으리라는 것은 당연한 생각이다.
정당에서까지 배려를 하고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나 지도층의 솔선수범과 아울러 제도적인 보완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박모군(18·영동고 3년)은『1학년 때부터 남들처럼 과외를 해봤지만 학교 수업 만해도 부담이 커 결국 양쪽 모두 제대로 소화를 시키지 못하는 형편이다.
지나친 과외열풍에 희생되는 것은 우리 학생들 자신일 뿐이다. 제도를 만드는 분들이 앞으로 더 이상 과외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곽종원 대한교련회장은『하루아침에 과외수업의 열기가 사라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지도층의 각성에 따른 전 국민의 호응과 이를 뒷받침하는 교육제도의 보완이 이루어진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TV등을 통한 학원강사들의 강의는 학생들의 평준화·기회균등 등의 의미에서도 과외수업의 대안으로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