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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금단축 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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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2면

대도시 교통난의 직접적인 원인가운데 한가지로 시간의 제약을 들 수 있다. 그래서 이를 해소하는 방안중에는 시차제라는 개념이 도입되게 마련이다. 출근과 퇴근시간의 혼잡도를 분산시키겠다는 방변이다.
그러나 서울·부산등 대도시에서 매일같이 겪고있는 또하나의 교통 「러시」, 이른바 귀가전쟁도 통금이라는 제약된 시간으로 인해 야기되는 현상이 아닌가 한다. 도시
생활권이 평면적으로 넓어지고 생활도 점차 윤택해 짐에따라 더욱 두드러지는 이같은 현상은 당장은 속시원히 해결할 뾰족한 방도가 없는듯하다.
차제에 여당일각에서 현행通禁시간을 1시간 가량 단축하자는 안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발표한바 있다. 이같은 제안의 배경은 주로 이통금 시간대직전에 일어나는 교통혼잡과 각종 사고를 줄이고자 하는데 있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사실 통금한두시간 전의 귀가길은 가히 살인적이라 할만한 혼란과 무질서, 그밖에도 각종 사고로 뒤범벅이 되고만다. 이 시간대를 가리켜 「마의 시간」이라고 까지 일컬어 지고 있는 것도 결코 과장은 아니다.
실제로 새벽4시부터 통금이 시작되는 자정까지 20시간동안의 교통사고중에도 밤 10시∼12시사이에 일어난것이 전체의 19.7%라는 놀라운 조사 통계가 나와 있다. 이를 다시 「택시」와 자가용 승용차별로 세분해 볼 때 「택시」는 27.3%, 자가용은 29.8%.로 더욱 높아져 이 귀가전쟁이 교통 사고를 불러일으켰다는 등식을 성립시키고 있다.
따라서 통금시간 단축문제는 최근의 교통대책과도 연관지어 조속한 시행이 바람직하다.
해방과 더불어 실시돼 이제 30년이 넘게 지속된 이땅의 통금제도는 우선 우리가 안고 있는 남북분단이라는 안보적상황 때문에 그동안 부득이한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또 그 때문에 일부지역에서 완전철폐했을 때도 다른 지역에서는 아무런 불평도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64년1윌 제주도 전역에서 통금을 해제한데 이어 65년3월에는 충북에서, 66년5월부터는 경주·온양등 일부 관광지와 도서지방에까지 확대실시해온 결과 안보상으로도 별로 큰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해 이제는 당국자들도 상당히 자신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안보문제만해도 그동안의 국력신장이나 국민들의 철두철미한 반공의식등을 감안할때 결코 결정적으로 통금단축을 반대할 사유는 되지못한다.
다만 여기서 분명히 해두어야할 것은 통금시간의 단축 또는 철폐가 올들어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근검·절약운동에 행여 차질을 주어서는 안된다는점이다.
특히 산유국들의 유가인상이 계속 터져나오는 마당에 「에너지」부문에 대한 소비억제 방안은 이 문제를 떠나서라도 필수적인 요구에 속한다.
귀가시간에 1시간 여유가 생겼다고 덩달아 접객업소나 일반상점의 영업시간이 늘어난다면 애당초의 취지는 무산되고 만다.
따라서 예상되는 부문의 부작용 내지는 변태영업행위를 행정적으로 완벽하게 규제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선다면 통금의 단축, 철페문제는 오히려 시급한 과제라고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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