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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중대·소곡예한계에 중·소, 한국에 현실정책 펼지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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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기탁(연세대교수) 만약 소련이 북한을 타고앉아 남지나해와 인도양으로 빠지는 인지반도를 그 세력권에 둔다면 중공의 목을 조르는것과 마찬가지다.
중공의 대월전쟁사유가 겉으로는 「본때」를보여준다는 지극히 교훈적인것으로 나타나고있는데 이런 윈리는 북한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라고보아야겠다.
북한도 이점을 깊이 인식한 것같다.
김일성이 78년 조어하여 정의한 지배주의반대라는 원칙에 따른다면 김일성은 응당 중공의 군사행동을 비난해야 하는데도 아직까지 아무런입장을 밝히지 못하고있는 사실이 그것을증명한다.
김일성은 지금 까지는 중·소분쟁을 묘하게이용해서 중공에 영향력을주려고만 했지 받으려고는안했는데 이번 전쟁으로 그런 자세를 더이상 지키기가 어렵게된셈이다.
북한이 중공을 두려운상대로 의식할수륵 중공의 영향력 내지는 이제까지는 생각지도 못했던 압력까지도 받아야할 그런 위치에 들어가게 된다.
특히 「이데올로기」때문에 펼쳐졌던 미군사선이 「아시아」에서 붕괴되고 중·소간의 완전한 결별이 중·월전쟁으로 가속화한 지금에 와서는 전「아시아」의 질서가 「힘의 균형」이라는 각도에서 재편되는 전환점에 서있다.
북한은 그런 영향을가장 예민하게 받고 더이상 중·소를 농락할 수 없게된 중대고비에 빠짐으로써 어떤 형태로든자기안보를 위한 결단을내려야할 냉엄한 상황을맞고있다.
따라서 북한이 취할 방안으로는 다음 3가지를 생각할수있다. 첫째 중공면에 서서 남북대화로 한국과 타협하면서 동시에 미국과협상하는 방안이다.
둘째 소련과 손잡고 휴전선을 동결하면서 74년3월이래의 기본 방침인 대미협상노선을 걷어차 버리는 것이다.
세째 소위 「반지배주의」와 「주체」원리를 원용해서 「탈냉전체제」에 남과북이 같이 적응할 수 있는 원칙을 한국과 타협하여 이룩하는 방법이다.
김일성이 어떤 단안을내릴지는 알 수 없지만 김은 군사적 인간이기때문에 북한의 안전이 가장 확실하게 보장받는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이며 그에 따라 모든변화가 결경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전쟁이 끝나면 중·소가 북한을 놓고 한층 치열한 공방을 벌이겠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현실적인 정책(Real politic)을 펼공산이짙다.
최근 중공이 한국으로행선지로 내세운 한국교포의 출국원에 공권력을행사하여 허가한사실은 그런 변화의 일단이라 하겠다.
남북한은 이런 변화에부응해서 지난1세기동안 열강간의 불씨와같은 역할을 했던 한반도의 국제적 위치를 거꾸로 강대국간의 편파적인 세력균형에 이바지하는 「세력균형자」의 역할로 전환하도록 쌍방간의 견해차를 해소해야할 것이다.
따라서 남북한이 탈냉전하는 새로운 「아시아」국제질서에 살아남는 길은 남북협상을 통해 상당기간 「현상유지」하는방법뿐인데 그 선결문제는 쌍방이「무장공존」(Armed coexistence)에 합의하는데 있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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