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사대총장 졸업식 훈화(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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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인간소외 해소에 헌신 하도록>(연세대 이우주 총장)
오늘 정든 연세학원을 떠나 지친 사회에 진출하는 졸업생 여러분은 앞으로 미지의 도전에 직면할지라도 그에 대처할 강인한 의지에 불굴의 용기와 슬기로운 지혜를 갖추었으리라고 확신합니다.
뜻깊은 졸업식장의 자리를 빌어 여러분에게 부과된 사회적 책무와 민족적기대에 대하여 몇마디 당부를 하겠읍니다.
여러분의 사명과 책무는 입신출세라는 개인적 영달에 있는 것이 아니라 희생과 봉사의 정신을 지닌 기품있는 용기로써 사회와 민족과 인류를 위해 헌신하는 인물로 성장하는데 있습니다. 연세가 심어주려했던 헌신의 자세는 과감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참여하면서도 겸손한 마음에서 애타적으로 행동하는 것임을 명심해주기 바랍니다.
이제 선택받은 사회적 지도자가 된 여러분은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과제인 인간소외현상을 극복하는데 앞장서 모든 것을 인간중심으로 판단하며 인간을 위해 행동해야겠읍니다.
끝으로 연세의 명예는 여러분들의 사고와 행동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언제 어디서 어떤일을 하더라도 연세동문이라는 긍지와 자부심울 갖고 연세인의 책무를 완수해주기 바랍니다.

<섬기는것을 기쁨과 자랑으로…>(이대 김옥길 총장)
졸업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학교문을 나서는 졸업생 여러분의 삶은 오늘부터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한송이의 꽃이 아름답게 피었을때 우리는 그 꽃이 제힘으로만 피어난줄 생각하기 쉽지만 꽃씨를 뿌린 사람, 날마다 물을 준 사람, 거름을 준 사람, 가위로 가지를 잘라주며 가꾸어준 사람들의 노고가 절대 필요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앞으로 펼쳐질 여러분의 삶이 떳떳하기를 바라는 뜻에서 다음의 몇가지를 당부하고자 합니다. 첫째로 여러분의 삶에는 긍지가 있어야겠읍니다.
다음으로는 하늘이 주신 재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자기의 분수를 지킬줄 모르면 아무런 소용도 없는 존재가 되고말 것입니다. 노력없이 되는 일은 세상에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절대 잊지말아야 할 것입니다.
무슨 일에나 최선을 다하세요. 붙잡은 일에 마음과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성공의 월계관을 쓰게 마련입니다.
끝으로 섬기는 기쁨에 사는 사람이 될것을 당부합니다. 흔히들 섬김을 받는것이 자랑스러운줄 알지만 사람의 가장 큰 즐거움은 이웃을 섬기는데 있습니다.

<근대화 부작용 제거에 앞장을>(고려대 김상협 총장)
당당한 선진공업국이 될수있다는 긍지를 느낄 수 있는 이시기의, 힘차게 약동하는 우리사회로 뛰어들게된 졸업생 여러분의 축복은 그만큼 더 크다고 하겠읍니다.
인류역사의 진행에서 파생되는 갖가지 새로운 모순과 갈등을 미래 지향적 역사의식에 입각해 새로운 해결방법으로 슬기롭게 제거해 나가지 않으면 반드시 큰 파국이 오고야만다는 역사적 교훈을 잊어서는 안되겠읍니다.
뒤늦게, 성급히, 그리고 위로부터 숨쉴사이도 없이 마구 서둘러온 우리의 근대화과정은 그 부산물로 파생한 온갖부조리들, 빈부의 격차, 각종 정신적·신체적공해, 거기에다 성장위주정책에서 생기지 않을 수 없는 가공할 인간경시와 인간상실, 정신적 실향민의 풍조등은 자칫 우리사회를 파멸의 위기로 몰아넣을 수도있는 심각한 문제들이 아닐수 없읍니다.
우리는 국제정세의 격변과 무한변수의 광야에서 어떻게든 우리민족의 삶을 용케 유지발전시켜나가야할 어려운 역사적 책임을 지고 있는것입니다. 오랫동안 이 좁은 한반도에서 답답하게만 생을 이어온 우리민족도 이제는 새로운 기회와 가능의 신천지를 찾아낼 수있다는 굳은신념과 밝은전망을 안고 더욱 의욕적으로 전진해나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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