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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재미교표 한태경씨,「연변조선족자치구」를 가다(본지독점연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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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중공을 여행하면서 다행스럽게 생각했던것은 여행사안내원들의 친절이었다. 그들은 영어도 상당히 잘했고 옷도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깔끔했다. 내가 이들의 「서비」 에대해 약간의 사례를 하려고하면 『우리는 친군데 무슨 댓가가 필요한가』 『친구를 대접하는 일이 무척 즐겁다』며 「팁」을 한푼도 받지않았다. 여행객의 「트렁크」 등을 손수 들고다니면서도 귀찮다는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았으며 다만 「택시」 요금만 내게 물게했다.
내가 만난 안내원들은 서두에 한결같이 같은 인사말을 했는데.『먼곳에서 우리나라를 찾아줘 감사하게 생각한다. 우리는 그동안 문화혁명 때문에 상당기간 발전이 멈췄으며 오히려 후퇴했다. 미국과는 다른게 많을 것으로 안다. 불편하더라도 양해해달라. 자유롭고 즐거운 여정이 되기를바란다』,

<"원하는것 말하라">
장춘여행사의「옌」(연)씨도 그랬고 북경여행사의 장씨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여행제한은 않겠다.사진도 마음대로 찍어라. 원하는 것을 말해주면 최선을다하겠다』 고 말하기도 했다. 여행사가 없는 지역에선 공안국(경찰국)외사과직원이 안내를 대신했지만 이들도 친절하기는 같았다. 나는 아마 특별한 「케이스」였는지는 몰라도 연길집에 있을 때는 식량이 귀한데도 잔치를 하라며 특별 배려를 해주기도 했다. 특히 세관은 세계 어느곳보다도 간단한 절차로 통과할수 있어 이색적이었다. 갖고산 물건을 본인이 신고하도록 한뒤 가방을 열어보지도 않았으며 비행기에 오를때는 다른 곳이라면 혼히 있는 「하이재킹」 에 대비한 몸수색도 하지않았다. 여행자를 전혀 쳐다보지드 않고 통과시켜 오히려 상대방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야,이거 성경책이나 한권 갖고왔어도 아무 일 없을걸 그랬다』그 후에 연길에 와서 후회했을 정도였다.

<성경한권 가져올걸>
북경의 가장 번화가라는 왕부정대가를 걸어봤다. 자전거가 많은 것이 인장적이었다. 지하철도 있었으나 교통수단으로서의 필요성에서 보다는 「우리도 지하철이 있다」 는 전시용같았다 전장은 24㎞라고했다. 북경에는 「컬러」 TV도 있지만 일반가정에까진 보급되지않았고 외국인용 「호텔」「로비」 에 극장식으로 의자를 늘어놓은 다음 앞연단에 실치해놓았다. 마침 내가 묵고있던「호텔」TV에서 불·이합작영화인『「노트르담 의 꼽추』를 방영해 잠시 구경했다. 영화시작에 앞서 꼽추의 「투쟁정신을 높이 평가한다」는등의 아전인수식의 해설을 빠뜨리지 않았다. 이곳의 절들도 인상적이었다.

<꼽추정신 높이평가>
고색창연한 거대한 절들에는 각종 불상들이 진열돼 있었지만 스님들이 없어 절같은 기분이 나지않았다. 모든 절들은 관광고적으로 군인들이나 사무직원들이 관리하고있었다. 공양을 받지 못하고 매일굶고있는(?)불상들이라고 생각하니 큰 절의 부처들이 그렇게 초라해 보일수가 없었다. 어느절에나 입구에는 『고적을 아끼고 사랑합시다』 라는 팻말이 불어있었다. 간혹 그옆에 「모택동백」이라고 어린이들이 낙서를 해놓은것이 눈에 띄어 웃음을 자아내게했다. 성탄절을 전후해서는 배경거리에서「크리스머스·트리」를구경할수있었다. 주로 「호텔」정문옆이나 의국인전용 장점같은 꼿에 진열돼있었다. 배경의 영화관에 들어가봤다. 과거에는 너무「로맨틱」하고 이른바「혁명정신」이 결여된 영화라해서 상영이 금지됐었다는 『오금화』라는 영화를 상영하고 있었다.

<미국서도 귀신믿나>
한남자기 사랑하는 여인 금화를찾아 헤매는 과정에서 다섯명의 또다른 금화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였다. 남녀가 반갑게 서로 「손잡는」것이 이 영화중 가장「농도」짙은장면이었다.그런데도 상당한 인기여서 많은 사람들이 표를 사려고 몰려들었다.
여행객들은 반드시 외화를 원화로 바꾸어 사용하도록 돼있다. 특히 미「달러」에 대해선 관심들이 커 보여달라는 사람이 많았다. 대학을 나온 어떤 중국인은 미국동전에.『우리는 신을 믿는다』라는 글이 새겨진 것을 보고는『미국과 같이 과학이 발달한 나라에서도 귀신을 믿는가』고 물어오기도 했다.
북경등 대도시에도 자동차가 많은편이 아닌지 교통신호등이 별로눈에 띄지않는것도 이색적이었다.자동차들은 저희들끼리 적당히 알아서 피해다니고 있는것 같았다. 미·중공수교발표를 전후해서는 거리 이곳 저곳에 『우리는 세계각국에 친구를 갖고있다』는 등의 영어로 쓰여진 「플래카드가 나붙었다.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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