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방위태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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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작년 후반기이후 확인된 북괴의 군사동향은 대단히 위협적이다.
제3의 남침땅굴 발견, 3인조 살인무장간첩의 파견, 지상병력의 엄청난 증강 등이 그러한 위협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
판문점 남쪽에서 발견된 제3의 땅굴은 두 가지 점에서 특별한 뜻을 지니고 있다.
하나는 북괴가 74년에 중단했던 땅굴굴착작업을 78년부터 재개했다는 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땅굴의 현장이 서울로부터 44㎞밖에 안 되는 가까운 곳이란 사실이다.
왜 북괴는 이 시기에 중단했던 땅굴 굴착작업을 재개했을까.
주한미지상군 철수에 힘입어 그들의 최대목표인 적화통일을 위한 남침에 대비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정보보고에 의하면 북괴는 휴전선에서 적어도 열서너 개의 남침땅굴을 뚫고 있음이 탐지되었다고 한다. 이들 땅굴들은 전면전, 비정규 「게릴라」전, 간첩 파견시, 남침 및 침투통로로 이용하려는 것으로 침략의도의 움직일 수 없는 증거다.
지난해 11윌에 침투한 북괴의 3인조 무장간첩은 무고한 양민들을 닥치는 대로 살육했다. 북괴가 이러한 살인무장간첩을 파견한 저의는 우리 후방의 민심을 교란하고 우리의 방위태세를 시험하려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불행히도 저들로서는 그러한 살인무장간첩의 파견이 그런 대로 효과를 거두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렇다면 이러한 소규모의 무장공비를 앞으로도 계속 파견해 우리의 후방을 교란하려들 위험성이 있다. 더구나 북괴가 얼마전에 대남공작 적극파와 남침강경파를 당및 군 고위간부직에 등용했다는 소식은 이러한 우려를 한층 더하게 하는 요인이다.
그리고 올들어 밝혀지고 있는 북괴군사력의 증강 사실은 저들의 침략의도를 피부로 느끼게 하고있다. 새로 밝혀진 북괴의 지상군사력은병력·편제·장비면에서 지금까지 파악했던 것보다 20∼30%나 더 늘어난 것으로 되어있다.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북괴가 이렇게 힘에 겨운 군사력 증강을 거듭하고 있는 까닭이 방위목적일리는 없다.
동맹국들과 육속되어 있는 북괴로서는 방위목적만이라면 우리보다 훨씬 적은 군사면으로도 그들의 목적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사력 증강에 광분하고 있다면 이는 적화통일을 위해 때가 오면 무력공격을 감행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북괴의 남침적화통일 야욕에 대비하기 위해선 힘의 배양을 통한 안보태세의 공고화 이외에 다른 도리가 없다.
우리는 힘의 바탕인 경제의 북괴압도를 실현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자주국방을 향한 전력증강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북괴가 군사력 증강에 광분하고 있긴 하지만 주한미군의 주력이 철수되기 전에 전면전쟁을 일으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전면전보다도 목표를 한정한 국지전이나 무장공비의 동시 다발침투 같은 형태가 단기적으로는 보다 위험한 요소라 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박대통령이 지적한대로 적이 언제, 어디서, 어떠한 형태의 침투나 공격을 해오더라도 즉각 대처할 수 있는 전방위 국방태세와 역량을 갖춰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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