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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의 나라」스위스 전자시계퍼져 고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시계의 나라」 「스위스」가 시계전쟁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인건비의 상승으로 국제경쟁력이 견딜수 없을만큼 약화된 데다가 일본과 「홍콩」시계는 제품자체가 다양화되면서 세계의 시계시장을 하루가 다르게 잠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같은 위기에처한 「스위스」는 상품의 고급화와함께 중공시장을 겨냥한 대「홍공」 「폴랜트」 수출로 타개방법을 강구중이다.
2백년의 시계역사를 자랑하는 「스위스」는 1차 대전부터 2차대전에 이르기까지엔 전세계수요의 30%를 공급합으로써 아예 시계의 대명사가 될수 있었다.
그후 60년대 중반부터 일본과「홍콩」의 도전으로 다소 타격을 받았다해도 연간 수출액이 30억「달러」에 이르렀고 시계산업의 취업자가 전체의 30%를 차지하는등 시계의 나라로서 조금도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70년대에 들어서면서 상황은 변하고 말았다. 저렴한 인건비의「홍콩」과 다양한 기술의 일본이 수은「배터리」시계등 값싸고도 실용적인 시계를 대량으로 생산하여 그토록 유명한 「스위스」시계산업이 하루아침에 사양길을 달리게 되었다.
시장점유율이 60년대의 30%에서 20%로 무려 10%나 떨어졌는가하면 비교적 값싼 시계를 생산해온 2류 회사들이 다투어 페업하고 게다가 재고까지 처리하지못해 삼중고를 치른다.
이같이 궁지에몰린「스위스」 시계산업계의 상품고급화정책은 서민용 시계의 생산을 포기하고 아예 고급시계만 생산하자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롤렉스·필립스」사의 경우처럼 태엽이 필요없는 태양시계등 1천 「달러」 이상의 고급제품에 역점을 둔다는 것이다.
한편 대 「홍콩」 「플랜트」 수출은 「홍콩」의 저렴한 인건비와 「스위스」기술로 30∼1백 「달러」짜리 실용품을 개발, 앞으로 다가오는 대 중공진출에서 일본과 경쟁한다는 장기포석이다.
그러나 몇몇회사에서 극비리에 추진중인 이계획의 일부가 알려지자 「스위스」는 때아닌 정치·사회적 소용돌이에 빠졌다.
실업을 우려하는 현직노동자들은 시계협동조합앞에서 연일 「데모」를 하는가하면 일부 정치인과 언론은 전쟁에서도 패한적이 없는 「스위스」의 역사까지 들추면서 반대하는등 갈수록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밖에도 「홍콩」 자본의 국내유치등 몇가지 방안이 대두되나 전망은 어둡다.【본=이근양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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