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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침체 장기화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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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증권시장은 어디로 갈 것인가. 최근의 증시동향은 주가의 붕락·거래량의 격감 등 파국적 국면으로 내리 밀리고 있으며 이러한 침체가 예상외로 장기화 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액면가 하회종목이 전체 상장사 3백54개 두 주식의 27%가 넘는 98개에 달하고 종합주가지수는 올해 최고를 기록했던 8월12일의 647.4에서 3개월이 지난 11월23일에는 127.5「포인트」(19.6%)가 빠진 519.9로 떨어져 520선이 깨졌다.
78주가지수가 제일 높았던 6월26일의 평균주가 1천2백16원이 23일에는 8백46원으로 3백70원(30%)이 떨어졌고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입은 손실은 줄잡아 6천억 원에 달하리라는 것이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가만히 앉아서 매일 매일 엄청난 손실을 감수하게된 투자자들은 대구 등 지방도시에 이어 22일과 23일에는 서울증권거래소에 2백∼3백명이 몰려들어 당국에『증권시장을 휴장시켜 줄 것』을 요구하는 항의시위를 벌이는 사태까지 빚었으며 23일에는 4명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이두희 증권거래소이사장 도3일『사태가 심각하며 긴박하다』고 우려하고 당국이 종합회복 책을 곧 마련, 『이 이상 주가가 떨어지는 사태는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으나 과연 투자자에게 외면 당한 증권시장이 정상을 되찾을지 의문이다.
이처럼 증권시장이 침몰직전의 심각한 사태를 빚고 있는 것은 ①증권관계 세법 개정으로 투자 분위기가 위축 된데다 ②하반기부터 강화된 당국의 금융긴축이 겹쳐 자금난에 몰린 기업의대주주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주식을 대로 처분하는 사태가 겹친 것이 주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당국이 10월부터 증시회복을 위해 유통금융을 3백억 원씩 늘리고 시중은행 등 기관투자가의 매입을 실시했으나 당초 기대를 걸었던 기관투자가의 매입 이 형식에 그치고 특혜금융의 양상을 띠게 됨에 따라 실망 투매를 가속화시킨 것도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있다.
시중은행들은 자체타산을 내세워 주가가 오르면 매입을 중단, 그동안 외환은을 포함한 6개 은행의 1개월간 매입실적이 1백70억∼1백80억원 수준에 그쳤으며 그나마 특정상장업체와 짜고 그 업체의 주식만을 매입, 편법대출로 양상이 바뀌어 증시회복에는 아무 도움도 주지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당국이 기관투자가를 통해 전 출회량을 매입하겠다고 약속하고도 이처럼 약속이 이행되지 않고 내용이 변질되어 더 이상 당국을 믿을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증시회복에는 이 같은 불신이 큰애로가 될 것으로 보이며 당국의 신용회복이 무엇보다 급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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