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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층에 상가 … 주차장 용지 불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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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최근 인천 서창2지구 주차장 건물이 상가 임차인을 모집하고 있다. [사진 LH]

평균 낙찰가율 197%. 최고 경쟁률 92대 1.

 부동산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아파트 단지 내 상가나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아니다. 지방의 한 혁신도시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입찰에 부친 주차장 용지의 낙찰가율(예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과 경쟁률이다.

 요즘 혁신도시나 공공택지의 주차장 용지가 틈새상품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개발업체나 유통업체 정도만 관심을 가졌던 주차장 용지에 자산가 등 일반투자자들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틈새상품으로 떠오른 것이다.

 LH 판매보상사업처 김운준 부장은 “예정가가 1억원대부터 수십억원대까지 땅 크기에 따라 다양해 부동산개발회사(시행사)는 물론 일반투자자가 낙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일반투자자들이 가세하면서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LH가 최근 분양한 충북혁신도시 주차장 용지는 32필지 중 31필지가 매각됐다. 이 중 1개 필지는 예정가가 2억100만원이었으나 5배 이상 비싼 11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또 LH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서울 위례신도시와 세종시, 대구 등 9개 혁신도시에 분양한 주차장 용지 127필지는 완판됐다.

 혁신도시 전체 토지 분양률이 75%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차장 용지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이 땅은 말 그대로 주차장을 들일 수 있다. 그런데 이 땅이 인기를 끄는 것은 일반 상업용지보다 가격이 20~30%가량 싸면서도 연면적의 30%까지 상가(근린생활시설)·오피스텔도 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차장이라는 특성상 중심상업지구와 가까운 것도 인기 요인이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상가가 몰려 있는 지역의 주차장 용지를 싸게 매입한 뒤 1~2층에 상가만 잘 유치하면 상가나 오피스텔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이런 주차장 용지가 대거 나온다. 10월에는 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24필지가 나오고 11월에는 의정부 민락2지구에서 4필지가 분양된다. 주차장 용지는 경쟁입찰 방식으로 분양한다. 예정가 이상의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사람이 낙찰된다. 예정가는 허용 층수와 용적률, 입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분양 중인 주차장 용지는 예정가로 수의계약할 수 있다. 주차장 용지에 투자할 때는 그러나 상가나 오피스텔을 들일 수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일부 용지에는 상가·오피스텔을 들일 수 없는 예도 있기 때문이다. LH 측은 “용지 분양공고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차장 용지는 기본적으로 건물 연면적의 70%를 주차장으로 써야 하므로 입지여건과 주변 상권을 잘 따져 봐야 한다. 상가를 들여 수익을 내야 하는데, 입지가 나쁘면 공실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신한PB 서초센터 이남수 PB팀장은 “주차장 용지도 결국 입지에 따라 임대수익률이 달라지므로 상권·입지 분석이 선행돼야 하고 고가 낙찰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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