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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 승강기 추락… 광부 12명 사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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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장성=탁경명 기자】10일 하오 4시5분쯤 강원도 삼척군 장성읍 동점1리 영풍상사(사장 장병희·65) 제1연화광업소 수직갱 3백40m지점에서 광부 12명을 태운 승강기가 고장을 일으켜 80m 아래 갱바닥으로 추락, 타고 있던 김진성씨(38·장성읍 동점1리) 등 12명이 모두 숨졌다.
사고는 승강기를 끌어올리는 권양기의 톱니바퀴가 제대로 물리기 전에 작동, 「클러치」가 빠지면서 28㎜ 「와이어·로프」가 갑자기 풀려 일어났다.
숨진 광부들은 이날 상오 8시부터 하오 4시까지 갑반 근무를 마친 뒤 퇴근하기 위해 승강기를 탔다가 변을 당했다.
숨진 12명 중 김씨 등 10명은 그 자리에서 숨지고 김동렬씨(23) 등 2명은 장성병원으로 옮기던 중 하오 5시쯤 숨졌다.

<사고경위>
지하 3백60m 수평갱에서 사고를 목격한 박재진씨(31)는 『막 출발한 승강기가 몇초도 안돼 떨어지면서 동료 광부들의 비명소리와 「꽝」하는 소리만 들렸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순간 또 하나의 승강기는 반대로 급상승했으나 타고 있던 사람이 없어 피해는 없었다.
사고 승강기는 지하 4백20m 지점에서 광부 5명을 태우고 60m를 올라 다시 광부 7명을 태운 뒤 20m쯤 상승하다 추락했다.
박씨는 정원 15명인 사고 승강기에 12명이 타 비좁은 것 같아 다음 승강기를 기다리다 화를 면했다.
사고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날려간 김충노씨(36)의 부인 김춘자씨(26)는 남편이 입사 3일만에 변을 당했다며 『어린 두 딸을 데리고 어떻게 살란말이냐』고 울부짖었다.
숨진 이상수씨(26)는 오는 12월 결혼 할 예정이었다.
사고갱은 갱구로부터 수평으로 2백20m 들어가 깊이 4백20m의 수직갱으로 연결돼 있고 수직갱은 지하 60m마다 또 다른 수평갱과 이어지고 있다.

<사고갱>
이 갱은 68년에 착공, 지난해 6월 완공됐으며 수직갱은 가로 4.7m, 너비2.4m로 승강기 2대가 광부와 원광들을 수송해 왔다.
74년에 설치된 사고 승강기 시설은 일본 「히다찌」 회사의 72년 제품인 1백50마력 짜리로 속도는 광물 운반 때 초당 6m, 광부 수송 때는 초당 4m를 내도록 돼 있다.
경북 봉화군 소천면 대현리에 본사를 둔 영풍상사는 68년부터 탐광을 시작, 제1연화광업소에서 월1만t의 연·아연 원광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의 아연광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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