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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의 「아시아」군사 정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최근 「아시아」와 서태평양을 무대로 한 초대국과 중급 국가들간의 전략적인 대결 또는 제휴의 이합 집산은 비교적 구체적인 양상으로 전개·정리되어 가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우선 시국이 서태평양상의 일부 해군력을 장기적인 안목에서 서서히 감축해 이를 미국 세계전략의 최중요지역으로 지목되어 있는 대서양 방면으로 이동시키려 하는 계획이 거의 실무적인 검토 단계에까지 와 있는 듯한 판단이다.
미해군 자체는 앞으로 「하와이」와 「알래스카」 간 해역만을 수호하는데 주로 투입되고 「페르샤」만-일본까지의 자원 수고로는 일본 독자의 능력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련 태평양 함대의 전력(전해군력의 3분의1)과 중소 접경지에 집결한 소련의 지상 군사력에 대해 미국은 과연 어떤 대응책으로 임하겠다는 것일까.
소련은 이미 중공을 향해서는 중소 접경지대에 40만 병력을 포진한 뒤 최근엔「가스」· 액체 등의 화학무기와 그 운반 수단인 SSI형 전술 「미사일」·「프로그」 7형 「로키트」 포까지 배치하고 있고 미일을 향해서는 「키예프」 형 항모를 태평양상에 진을 시켰다.
이에 대해 미국은 그 자체의 「아시아」병력과 해군만은 「나토」 강화를 위해 일부 감축하는 대신 『강력하고 안정된 중공은 미국의 이익에 합치된다』 는 전제하에 중공의 대소 방어력 강화와 일본의 군사비 지출 증가 및 서구의 대중공 군사장비 판매를 권장하기로 한것 같다.
미국이 중공에 판매하기로 한 적외선 이용 지질탐사 장치는 군사통신 포착등 방어용 군사 목적으로도 전용될 수 있다는 것이며 중공 자체로서도 최고위급 사절단을 영국과 「프랑스」 서독에 파견해 방어용뿐 아닌 공격용무기 구입까지 서두르기 시작했다.
일·중공간의 군사요원 교환 방문 및「제트· 엔진」 공동개발 계획, 영국 「해리어」기 구입 교섭, 「이탈리아」의 「아우구스트」형 「헬리콥터」구입추진 및 서독의 BOIOS 「헬리콥터」 와 「하트·앤드·밀런·로키트」구입 등은 모두 중공의 대소 「방어」가 아닌 「반격」능력 강화책의 일환인 것이다.
그러나 이에도 불구하고 중공의 대소 방어력은 아직까지도 엄청난 약세에 있음은 물론이다.
이러한 미·소·중공의 「파워·게임」속에서 일본과 서구 등 중급의 제3국가들은 제각기 착잡한 이중적 대응으로임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대소. 적극 대항파에서는 미국이 바라는 대로의 군비 증강을 찬성하여 일·중공 제휴론에 관해 상당한 공감을 모으고 있기도 한데, 또 일부에서는 좌파가 아니라도 미·소·중공 「파워· 제임」에 적극 휘말려서는 안 된다는 경고를 발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어떻든 「페르샤」만으로부터의 안전한 석유수송 선로가 위태로울 경우를 장정하여 그 수입원의 상당 부분을 중공에 돌려 석유·석탄 확보의 장래성을 보장하자는 경제합작론엔 이론이 없는 것 같다.
한편 서구국들은 대소 견제와 「장사」를 위해서는 중공에 군사장비를 팔고 싶어하면서도「군사·정치」를 보아서는 소련의 반발을 무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유동하고 있다.
일·서구의 자세가 이런 식으로 유동하고 있는데 반해 「베트남」 과 「아세안」제국은 최근 급속히 접근하여 독자적인 활동권 형성에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세안」의 ZOPFAN (평화· 자유· 중립)하고, 「베트남」의 ZOGIPAN (독립· 평화· 중립) 이 상호 이론적 접점을 이룩해 소·중공에 치우치지 않는 독자의 생활권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그러나 인도의 경우는 소련과의 협력으로 중공을 계속 견제하려는 자세를 변치 않고 있다.
이 다양한 사태 변화에도 불구하고 북괴와 「캄보디아」 만은 구태의연한 광신적 교조주의를 탈피 못한 채 폐쇄와 경직성으로 자체의 당혹을 감추려 하고 있다. 이런 복잡한 이합 집산과 새로운 「편짜기」 속에서 우리는 보다 능동적이고 개방적이며 과학적인 대처 기술을 발휘하여 우리의 안보외교를 효율적으로 다져 나가야 할 시점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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