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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대 산학협력 기사] 아빠들의 육아 분투기, 시청률의 제왕으로 등극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아빠들의 육아를 다룬 프로그램이 전성시대다.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와 MBC ‘일밤-아빠 어디가2’는 일요일 저녁 동시간대 예능 시청률 1, 2위를 다투고 있다. 수요일 심야 예능 정상을 차지하던 SBS ‘오 마이 베이비’까지 오는 6월 14일부터 토요일 저녁 시간대로 이동, 시청률 전쟁터라 불리는 주말 예능의 인기몰이를 실감케 해준다.

뿐만 아니다. TV 너머까지 뻗어나가기 시작한 아빠 육아에 대한 관심은 이들 프로그램의 인기를 실감케 해준다. 방송에서 아빠들이 사용한 샴푸, 카시트 등 유아 용품이 완판되는가 하면, <아빠 어디가>에 출연 중인 가수 ‘윤민수’,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 중인 배우 ‘장현성’을 가리켜 ‘프랜디(친구 같은 아빠, Friend+Daddy)’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들 프로그램의 인기 비결은 아빠들의 서툰 육아를 통해 초보 부모 시청자들과 성공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한 때문.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즐겨보는 장지혜(29, 주부) 씨는 “방송에서 이휘재 씨가 쌍둥이들과 놀아주는 모습을 보며, 우리 아이와 비슷한 또래라 육아에 참고하고 있다”며 “육아에는 정답이 없어 책과 지인들 외에는 정보를 얻기가 어려운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유용한 놀이 정보를 얻곤 한다”고 말했다. 실제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소개된 아기 전용 수영장은 주말 이용시 1~2주 전에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엄마들 사이에서 인기다.

방송에서 볼 수 있는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 또한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 <아빠 어디가2> 시청자 김하늬(25, 직장인) 씨는 “아이들의 예상치 못한 행동, 말투가 귀여워서 방송을 보며 나도 모르게 따라 웃게 된다”며 “억지 웃음을 자아내는 예능 프로그램과는 확실히 다른 위안을 준다”고 말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추성훈이 “포도 먹고 싶은 사람?” 하고 묻자, 손을 번쩍 들며 “저요”라고 외치는 사랑이의 애교 넘치는 모습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휩쓸며 열렬한 반응을 얻고 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즐겨보는 대학생 정진우 씨(25)는 “사랑이의 애교를 보는 재미로 주말마다 챙겨보고 있다”며 “결혼한다면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는 ‘추성훈’ 같은 아빠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아빠들의 육아 프로그램이 불편하다는 반응도 있다. 일부 주부들 사이에서는 육아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방송 속 스타 가족이 거주하고 있는 집값이 얼마인지, 개월 수마다 구비하고 있는 완구용품 가격에 초점이 되고 있기 때문. 주부 김가희(30) 씨는 <오 마이 베이비>를 시청하다가 “내 아이에게 방송만큼 못해준다는 마음에 죄책감이 들었다”며 “이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돌 지난 아이를 둔 오수민(29, 직장인) 씨는 “아빠 육아 프로그램을 보면서 자녀와 많은 시간을 보내는 가정들이 부러웠다. 출근 때문에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부족해 아이에게 더욱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명지대학교 디지털미디어학과 곽한주 교수는 “아빠 육아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은 가부장적 아버지상을 넘어, 자상하고 자녀들과 교감하는 아버지 상을 시대가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새로운 아버지상에 대한 기대가 커진 만큼, 남성들 또한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는 것이다. 방송 프로그램이 이러한 방향에 기여하도록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미디어학과 장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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