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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해치상' 국제사법재판소 지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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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한국을 상징하는 상상의 동물 ‘해치’상(像·사진)이 놓인다. 외교부 관계자는 8일 “1월부터 ICJ 예술품 기증사업을 공모해 지난주 해치상을 기증 대상품으로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작품은 최진호 작가의 ‘웃는 해치-문화의 꽃’이다. 정면폭 100㎝, 측면폭 50㎝, 높이 180㎝가량이다. 해치상이 놓일 곳은 ICJ가 위치한 네덜란드 헤이그 ‘평화의 궁’ 1층 로비 입구다.

 이 사업은 지난해 이병석 국회부의장이 헤이그 ICJ를 방문한 뒤 평화의 궁에 한국 예술품이 없다는 것에 충격을 받아 추진하기 시작했다.

 ‘국제법의 전당’으로 통하는 평화의 궁은 카네기재단이 기증한 건물이다. 프랑스, 러시아, 일본, 중국 등 세계 각국의 예술품이 설치돼 있다. 특히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ICJ 제소를 추진하고 있는 일본은 6개의 대형 ‘고블랭 태피스트리’(여러 색깔의 실로 무늬를 짜 넣어 만든 장식용 벽걸이 천)를 평화의 궁에 기증했다. 이 작품이 설치된 2층 방은 ‘일본의 방(Japanese Room)’으로 불린다. 평화의 궁에 특정 국가 이름을 딴 방은 일본의 방이 유일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리 예술품을 기증하기 위해 카네기재단과 협의를 진행한 끝에 가장 왕래가 많은 1층 로비 입구에 한국 예술품을 전시키로 했다.

 해치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을 가진 상상의 동물로 국제정의를 수호하는 ICJ의 역할과 부합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역사적으로 조선시대 사헌부, 대사헌 관원의 옷에도 해치를 수놓았다”며 “우리 문화를 소개하고 ICJ와 정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기증작은 ‘평화와 화합(Peace and Harmony)’이라는 주제로 공모해 민관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선정했다. ‘웃는 해치’는 올해 안에 평화의 궁에 설치될 예정이다.

  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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