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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조 경북교육감 직무 유기 혐의 조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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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구】경북 도교위 중등교사 자격증 부정 발급사건을 수사증인 대구지검 수사전담반(반장 송병철 부장 검사)은 주범 허노열(49)을 4일 하오 서울에서 검거, 긴급구속하고 가짜 자격증 발급에 관련돼 허와 공모 또는 배후 조종자로 수사해온 장근탁 전 학사계장 등 교위간부직원 8명을 허위 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뇌물 수수혐의로, 허에게 가짜 자격증 발급을 알선한 청송 부남중·고교 교장 오두희씨(52)등 4명을 변호사 법 위반혐의로 모두 12명을 긴급구속, 대구 교도소에 수감했다.
검찰은 또 허로부터 가짜 자격증을 발급 받아 각 학교에 재직중인 허의 장남 만효씨(27·안강고)등 일가 5명도 공문서 위조 및 동행사 혐의로 구속함으로써 이사건과 관련, 구속된 사람은 5일 현재 허의 내연의 처 권용자씨(35)등 모두 19명이다.
허의 검거에 따라 자격증 부정발급사건의 배후가 모두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또 도교위 고위 간부들에 대한 형사책임을 묻기 위해 4일 하오 8시쯤 배학보 학무국장과 권오갑 대구고교 교장(전 학무국장)등 2명을 시내 모처로 소환, 신문했고 하오 10시쯤에는 우희갑 부 교육감(67), 하오 11시쯤엔 이성조 교육감(62)을 차례로 불러 직무유기 및 사건 관련여부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 교육감 등은 지난해 10월 18일 의성군 삼분국교 김수권 교사(36)등 2명의 교사가 허에게 80만원씩을 주고 가짜 교사 자격증을 취득했다가 경찰에 적발돼 구속된 이후 자체조사로 무자격 교사 76명을 가려내고도 이에 대한 사후조치를 하지 않고 사건을 은폐했던 이유 등을 추궁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구속된 장 계장 등은 업무상 허를 지휘 감독해야 할 위치에 있으면서 허의 범행을 묵인해 왔으며 오 교장 등은 자격증을 얻지 못해 애쓰는 무자격 교사들을 돈을 받고 허에게 소개, 가짜 자격증을 얻어주게 한 혐의다.
한편 이 교육감은 작년 10월 허가 사표를 내고 도피한 뒤 자체조사로 사건전모를 밝혀내고도 사직당국에 고발이나 문교부에 보고 조차하지 않아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 중점적으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석 부교육감과 배 학무국장은 이 사건을 상부에 보고해야 한다고 이 교육감에게 건의했으나 이 교육감은 이를 묵살, 자체적으로 해결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위 주변에서는 이 교육감의 이 같은 조치가 그가 연임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이 교육감은 74년 2월 전임 김주만 교육감이 자살하자 서울 경동고 교장에서 후임으로 부임했고 지난 2월1일자로 연임됐다.
한 수사관계자는「공무원은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범죄가 있다고 사료 될 때는 고발해야한다」는 형사소송법 2백34조2항을 들어 이 교육감을 비롯한 도교위 상급자들이 직무유기혐의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재 확인된 가짜 자격증을 갖고 있는 교사는 72명이며 용의자 3백70명중 1백52명은 혐의가 풀린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자 명단
▲장근탁(대구공고서무과장) ▲한영수(무직) ▲노택(청송 교육청) ▲이상낙(경북 체육고) ▲김맹동(의성 교육청) ▲우병현(도교위 서무과)이상 당시 학사계장 ▲최영기(교위 서무과·전 인사계장) ▲이종빈(관인담당) ▲오두희(부남중고 교장)의 알선자 3명 ▲허만효(27·안강고·허의 장남) ▲허남길(27·장기중·조카) ▲허만현(27·동해중·조카) ▲허만화(35·구촌조카) ▲허만순(24·여·조카) 이상 허의 일가 ▲권용자(35·내연의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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