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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맥·재산 쌓아둔 파리로 … 유씨 일가 헤쳐모이려 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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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유병언(73) 청해진해운 회장이 망명을 시도했던 나라는 프랑스였다. 검찰은 유 회장의 매제로 체코 대사를 지낸 오갑렬(60) 외교통상부 대사가 유 회장의 해외 망명 시도에 관여한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이다. 유 회장과 오 대사가 프랑스를 택해 주한 프랑스대사관에 망명 가능성을 타진한 이유는 뭘까.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은 4일 유 회장 일가가 오래전부터 프랑스에 구축해놓은 인맥과 최고급 주택·부동산 등을 활용하려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유 회장뿐만 아니라 그의 네 자녀 중 수사 대상에 오른 장녀 섬나(48), 장남 대균(44), 차남 혁기(42)씨 역시 모두 프랑스행을 시도했다.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이던 섬나씨는 지난달 27일 파리 샹젤리제 인근 최고급 아파트에서 프랑스 경찰에 체포됐다. 곧바로 거물급 파트리크 메조뇌브를 선임했다. 메조뇌브는 “한국 정부가 유 회장 일가를 세월호 침몰 사건의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 또한 망명 시도를 염두에 둔 사전 포석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①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마르스홀 벽면의 메세나 명단에 새겨진 사진작가 ‘AHAE(유병언 회장)’. 유 회장이 2012년 110만 유로(약 16억원)를 후원하자 박물관 측이 감사의 뜻으로 새겼다. ② 글씨만 확대한 모습. ③ 베르사유궁 홈페이지에는 AHAE가 ‘보스케 물의 궁전(Bosquet du Theatre d’Eau)’ 증축식을 공식 후원했다는 글귀와 로고가 실려 있다.

 대균씨는 세월호 사고 사흘(4월 19일) 뒤 파리행 비행기를 타려고 인천공항에 갔다가 출국금지된 사실을 알고 되돌아왔고 미국에 머물던 혁기씨도 프랑스로 출국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 가족이 모두 각자 도생하다가 프랑스에서 모이기로 약속한 것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라고 전했다.

 유 회장의 프랑스 내 인맥은 주로 호화 사진전시회 개최를 통해 구축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2012년 6월 루브르 박물관에서 AHAE 사진전을 개최한 이래 2013년 베르사유 궁전, 지난 3월 파리 소더비전 등 매년 사진전을 열었다. 매 전시회마다 거액의 메세나(기업의 예술후원) 후원금을 박물관에 기부했다. 현지 기업가, 정치인, 각국 대사들을 대거 초청했다. 전야제나 폐막 파티는 성대하게 열었고 유명 오케스트라를 불러 직접 연주를 하게 했다. 이 과정에서 앙리 루아레트 전 루브르 박물관장, 카트린 페가르 베르사유궁 관장과 같은 예술계 거물들과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2012년 사진전 때 110만 유로(약 16억원)를 기부한 것을 기념해 루브르 박물관 측은 마르스홀 벽면의 거액 후원자(Grand Mecenat) 명단에 AHAE를 새겨줬다.

 2013년 베르사유 궁전 때는 ‘보스케 물의 궁전’(Bosquet du Theatre d’Eau) 증축식 공사에 140만 유로(약 20억원)를 기부했다.

  검찰 관계자는 “오갑렬 전 대사가 체코 프라하 전시회뿐 아니라 파리 사진전 때도 도움을 줬고 각국 외교관을 초청하는 데도 역할을 한 것으로 안다”며 “주한 프랑스대사관에 대한 망명신청 과정에 직접 관여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앞서 오 대사를 면담조사 형식으로 수차례 불러 유 회장의 자진 출석과 자수를 권유하기도 했다.

 한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이날 장남 대균씨의 도피를 돕고 구원파의 비자금을 관리해온 계열사 전직 임원 이모(57)씨를 범인도피 및 범죄수익은닉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도피 중인 대균씨를 위해 운전을 한 혐의와 구원파 신도들의 헌금을 빼돌려 비자금으로 관리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최근까지 이씨가 구원파의 해외 선교활동을 총괄해왔기 때문에 유 회장의 프랑스 등지로의 망명 시도와 해외 도피 계획을 짜는 데 관여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오후 7시30분 서울 도곡동 자택에서 트라이곤코리아 대표 권오균(64)씨를 배임 등의 혐의로 긴급 체포해 수사팀에 넘겼다. 구원파 창시자인 고 권신찬 목사의 아들인 권씨는 유 회장의 처남이다.

정효식 기자, 인천=노진호 기자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

본 인터넷 신문은 지난 4월 16일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와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정 및 반론보도문 게재합니다.

유 전 회장이 달력을 500만원에 관장용 세척기는 1000만원에 판매한 사실이 없으며, 금수원에는 비밀지하 통로나 땅굴은 존재하지 않으며 유 전 회장과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가 오대양사건과 무관함은 지난 세 차례 검찰 수사 결과에서 밝혀졌으며 이는 지난 5월 21일 검찰이 공문을 통해 확인해 준 바 있으며, 유 전 회장이 해외밀항이나 프랑스에 정치적 망명을 시도는 검찰 수사 결과 사실무근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해당보도를 바로 잡습니다.

또한, 유병언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 관련 주식을 소유하거나 4대보험이나 국민연금을 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실소유주나 회장이라 할 근거가 없으며, 유 전 회장은 1981년 기독교복음침례회 창립에 참여한 사실이 없고 해당교단에 목사라는 직책이 없으며,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으로 추정되는 2400억의 상당부분은 해당 교단 신도들의 영농조합 소유의 부동산이며, 기독교복음침례회에는 해당 교단을 통하지 않고는 구원을 얻을 수 없거나 구원받은 후에는 죄를 지어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교리는 없으며, '세모'는 삼각형을 '아해'는 '어린아이'를 뜻하며, 옥청영농조합이나 보현산영농조합 등은 해당 영농조합의 재산은 조합원의 소유이며, 기독교복음침례회 내에는 추적팀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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