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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포드와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 개발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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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포드 미디어 행사’에서 포드·삼성SDI 전기차 개발 담당자들이 현지 기자들과 차세대 자동차 배터리를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는 기존 납축전지보다 40%이상 가볍고 효율도 높다. [사진 삼성SDI]

삼성이 미국 자동차 메이커인 포드와 손잡고 차세대 성장동력인 전기자동차 사업에 가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챙기는 차세대 주력 사업 중 하나로, 삼성의 사업 영역이 자동차 전장 분야로까지 본격 확대될지 주목된다.

 삼성SDI는 4일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와 공동으로 차세대 자동차용 배터리인 ‘초경량 리튬이온 배터리(LIB)’를 개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초경량 리튬이온 배터리는 기존 납축전지와 비교해 40% 이상 무게가 가볍고, 에너지 효율도 더 높다.

 두 회사는 기존 12볼트(V) 납축 전지와 결합해 사용할 수 있는 ‘듀얼 배터리 시스템’도 함께 만들 방침이다. 이 시스템을 탑재할 경우, 연비 개선뿐만 아니라 정차 후 자동차가 다시 출발할 때 엔진을 대신해 차량용 소프트웨어·음성인식장치 등 각종 첨단 전장(電裝) 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다. 테드 밀러 포드자동차 배터리 부문 연구개발(R&D) 책임자는 “삼성SDI와 공동 개발할 배터리 시스템은 단순히 연료 절감만 가능한 게 아니라 포드가 앞으로 생산할 자동차 모델의 하이브리드 기능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자동차 시장 공략을 위해 삼성은 포드뿐만 아니라 BMW·크라이슬러·마힌드라 등 세계 유명 자동차 업체들과 공동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출시된 순수 전기차 ‘BMW i3’에는 삼성SDI가 생산한 세계 최대 용량의 60암페어(Ah)급 배터리가 탑재되기도 했다. 또 미국 에너지국과 제너럴모터스(GM)·포드·크라이슬러 등이 참여한 ‘미국 전기차 개발 컨소시엄(USABC)’과 공동으로 차세대 전기자동차용 전지를 개발 중이다.

 앞으로도 삼성은 그룹 내 부품·소재 계열사인 삼성SDI를 전진기지로 삼아 미국·중국 등지에서 전기차 사업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이달 말까지 중국 산시성 내 국유기업 한 곳과 합작사를 설립한 다음, 이후 5년간 약 6억 달러(약 6144억원)를 투자해 중국 내 최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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