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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에 정어리·쥐치 풍성 가공 시설 없어 "그림의 떡"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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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동해안은 어족자원의 회유경로 변혁으로 쥐치·정어리 등 새로운 어종이 대량으로 잡히고 있으나 새 어종에 대한 어법·가공시설 등이 뒤따르지 못해 새로운 활로개척의 전기를 놓치고 있다.
동해안에서는 6·25이후 지금까지 오징어·꽁치·명태 등이 주종을 이뤄 연간 10만∼20만t씩의 어획고를 올려왔으나 최근 오징어 등의 자원이 감소 또는 원해로 밀려나고 대신 전혀 잡히지 않던 쥐치와 40년간 자취를 감췄던 정어리가 2∼3년째 계속 잡히는 이변을 낳고있다.
속초를 중심한 양양·고성 등 동해중부지방에서는 남해안이 주산지인 쥐치가 지난 5월부터 대량으로 나타나기 시작, 두 달 동안 1천t의 수확을 올림으로써 동해안어업에 새 전기를 가져올 어족자원의 대체현상을 보였다.
그러나 새 어종에 대한 어법과 어획물 가공시설의 개선이 뒤따르지 못해 쥐치는 연안정치망으로 대로 잡고있고 정어리는 건착망으로 잡아야 할 것을 꽁치유자망으로 잡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새 어종을 잡더라도 판로가 없는 것이 문제. 쥐치의 경우 오징어를 대신한 마른안주로 인기를 끌고 있으나 정어리의 경우는 일부 식용 외에는 사료용으로 밖에 쓰이지 않기 때문이다.
정어리는 기름기가 많아 선도유지가 어려운 문제도 안고 있고 적당한 가공공장이 없기 때문에 어선들은 정어리 떼를 보고도 아예 잡을 생각을 하지 않는 실정이다.
동해안의 어족자원은 60년대 후반 이후 심한 감소와 울릉도·독도·대화퇴 동원해로 옮겨가는 회유경로의 변화현장으로 명태의 어획고는 4분의 1로 줄었고 연해 4∼5「마일」안에서는 오징어·꽁치 등을 구경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와 같이 어족자원의 대체현상이 일어도 원시어로형태를 벗어나지 못해 수확고를 올리지도 못하고 또 잡은 것을 가공하지 못해 그대로 썩이고 있는 형편.
고성군 토성면 아야진 항의 선주 김동한씨(42)는 『40년만에 찾아온 정어리를 장비부족과 판로가 없어 잡지 못한다는 것은 수산행정이 무언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고 건착망 시설자금의 지원과 정어리기름가공공장 등의 건설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속초=장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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