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아침]-'파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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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 고재종 (1957~ ) '파안' 전문

마을 주막에 나가서
단돈 오천원 내놓으니
소주 세 병에
두부찌개 한 냄비

쭈구렁 노인들 다섯이
그것 나눠 자시고
모두들 볼그족족한 얼굴로

허허허
허허허
큰 대접 받았네그려!

지금도 시골에는 연탄 한 장 때보는 것이 소원인 사람도 있다. 어버이날에나 부모에게 전화 한 번 하고 자식된 도리를 대신하며 사는 동안 '종묘공원'이나 인근 공원에는 담배꽁초만 쌓여간다. 사랑은 카네이션으로 사고 파는 것이 아니다. 웃음 뒤에 우리네 사랑이 걸려 있으면….

강형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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