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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출 이후|정부·여당 개편·공천·총선으로 바쁘다|잇단 정치대사를 내다보는 정치부 기자 방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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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오는 6일 대통령이 선출되면 유신 제2기로 접어들게 됩니다. 뒤따라서 대통령 취임, 정부-여당개편·공천·10대총선 등 정치행사가 잇따를 정치계절이 다가왔군요.
-대통령선거 자체가 「조기선거」인 셈이죠.
-임기 12윌 말을 약5개월 앞당겨놓고 있으니까 「조기」란 말을 쓸 수 있겠죠. 일찍 대통령을 선출해서 정치적으로 새 출발의 계기를 삼자는 것 아니겠어요.
-대통령 선거를 정기국회가 열리고있는 10, 11월중에 실시한다면 야당이 국회 안에서 더욱 극한 공세를 취할 테고 「총대」 선거 후 공백기간을 오래두면 불안정한 정치요인이 장기화한다고도 볼 수 있으니까요.
불편한 한미관계 등이 끝나가고 있지만 국제정치의 회오리가 불어올 수도 있고 철군이 서서히 이뤄진다지만 그것이 주는 영향 등 가변요소를 감안하면 민심안정을 위해서도 빨리 해버리는 쪽이 낫다고 판단한지도 모르지요. 이런 점에서 보면 대통령 선거시기는 대의원 선거가 끝난 뒤 정해졌다기보다는 애당초 금년도 「스케줄」에 다 들어가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부분개각석 널리 나돌아>
-이번 선거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다시 선출되면 앞으로 6년, 그러니까 84년까지 집권하게 되죠.
-새 대통령이 선출되면 내각이 일괄사표를 내고 뒤따라 일부 개각이 이뤄질 수 있잖느냐고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대통령이 개각할 구상이 있으면 일괄사표를 받겠죠. 그렇지 않고 취임식후로 일정을 잡고 있다면 그대로 넘어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취임식을 단순한 요식절차로 보고 선출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내각 일괄사표는 당연한 순서가 아닙니까?
-내각의 일괄사표 제출과 관련해 공화당과 유정회 당직자도 일괄 사표를 내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렇지만 이효양 공화당 의장서리 같은 사람은 관례로는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 일괄 사표를 낸 일이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개각요인이 있다고 보는 게 통설인 것 같아요. 물가고·「인플레」 등을 들어 경제「팀」의 개편이 불가피하지 않느냐는 추측이지요. 또 일부 의원겸직 장관을 선거운동을 위해 풀어줘야 한다는 것도 개각의 한 이유로 들어지고 있어요.
-개각과 꼭 연결시킬 수는 없지만 일부 경제부처사이의 불협화음이 밖으로 노출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금리인상·토지투기억제 정책발표 때를 예로 들어도 금리인상 때 김용환 재무장관도 반대했는데 남응석 기획원장관이 자기의 식을 걸고 인상주장을 관철했다는 말도 있고 건축억제정책은 신형직 건설장관이 반대를 했다는 등등….
-성장위주에서 안정추구로 궤도수정을 해야되지 않느냐는 견해도 있잖아요.
-결국 개각이 된다면 경제「팀」과 의원겸직 장관인 장경즙(제1무임소) 고재필(제2무임소) 각내권(교통) 박찬예(문교) 신동고(보사) 신동식(건설) 장관 중 지역구에 출마할 사람이 대상이 될 수 있겠군요. 그렇다면 최총리와 비경제「팀」은 그냥 남아 10대 총선을 치른다는 말이 되는데…
-개각을 않고 일괄사표를 안 받을 수도 있잖아요. 정부는 선거를 야단스럽게 치르지 않는다는 게 기본방침이니까 일부 장관은 재직출마를 시킬지도 모르고…. 또 일부 개각을 단행한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취임후의 내각개편을 부정할 수는 없죠.

<대통령 취임식은 12월 27일>
취임을 언제 하느냐에 따라 개각의 시기 폭이 달라지지 않겠어요.
-한때 8·15 취임설이 파다했는데 정부 쪽에서는 일단 부인했어요.
-여당에선 법제처에 법리해석상 조기취임이 가능한지를 문의했다죠.
조기 취임설은 조기 개각·조기 총선과도 관련돼 있고 정치적 대사를 빨리 치러 거대한 새 출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서 나오는 얘기죠.
그러나 첫째 취임이 단순한 의식만이 아니고 임기 시작을 의미한다는 점, 둘째 「현직」과 「후임」에 동일인일지라도 법적인 자격이 다르며 후임자가 전임자 임기 중에 취임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어떤 헌법학자는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도대체 헌법을 한번도 안 들여다 본 사람들이라고 혹평을 하더군요.
-정부인사 가운데는 「조기취임은 안 할 것이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잔여임기를 포기하면 가능하다』고 말하는데 「뉘앙스」가 묘하지요.
-대통령취임은 일단 12윌 27일로 봐야겠군요. 그러면 그때 가서 내각과 여당개편이 있느냐는 문제인데 그때도 역시 내각만 개편하고 여당권 개편은 총선 전후로 시기를 조정할 수 있지 않을까요.
-대통령 선거 후 개각을 하면 취임 때는 그대로 넘어갈 수도 있죠. 국회의원 새 임기가 내년 3월부터 시작되면 유정회 3기 의원선출, 국회·여당요직 개편과 관련해서 그때 가서 개각이 불가피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연말 개각은 없지 않을까 하는 관측들도 하는 것 같아요.
-내각과 여당을 같은 시기에 개편할 이유는 없다고 보는데요. 어차피 여당은 새 국회가 시작돼야 개편할 거니까.
-내각과 여당 및 국회요직개편을 떼어서 생각한다면 오히려 취임식 후에 대폭개편이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때 유신 제2기의 민심수람, 새 정책 설정과 집행 등을 위해 총리직을 비롯한 중요각료 「포스트」 청와대 비서진과 특보 「팀」의 부분개편도 점쳐볼 수 있잖을까요?
-민복기 대법원장의 임기가 12윌이죠.
-대법원장 후보자로는 누가 물망에 오르고 있어요.
-현역 법조계에서는 61년 이후 17년간 대법원판사를 해온 이영섭 차석판사가 먼저 꼽히고 그 다음이 주재황 판사지요.

<재야여당거물 재기용 가능>
묘지덕 전법무장관·이선중 현법무장관 등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고-.
-얘기를 총선으로 옮겨보죠. 「조기설」 「중기」 「만기설」 등 구구한데….
-정기국회전의 국회해산을 통한 조기설은 이제 쑥 들어갔고, 정기국회를 빨리 끝낸 뒤에 연내에 선거를 실시하자는 중기설과 현법상 더 늦출수 없는 시기인 내년 2월의 만기설이 만발해 있는 상황이죠.
-내년 2월에 실시한다면 추석·신정·구정이 겹쳐 출비가 많아질 것이고 그 동안 도전자의 기반이 굳혀질 테니까 현역은 여야를 막론하고 12월 선거를 바라는 것 같아요.
-그러나 신민당 당권파 쪽의 연내 선거론은 내분을 선거쪽으로 돌리려는 다분히 당내용으로 봐야죠.
-『추운 2월에 굳이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이철승 대표의 기후론에 대해 신민당 내에서는 『날씨가 춥다고 민주주의 못하느냐』는 반론도 나오고 있어요. 연내선거를 하면 정기국회를 소흘히 하게되고 그렇게되면 씨름꾼이 씨름판을 뛰쳐나오는 결과가 되지 않느냐는 말들도 하죠.
-여당권에선 일단 2월 「강행」을 공식론으로 내놓고 있고 고위층에서도 내년 실시를 비친 일이 있어 특별한 「변수」가 나타나지 않는 한 「2윌설」이 유력한 것 같아요.
-여당안에도 이론은 많아요. 12월 10일을 전후한 중기선거가 이젠 상식이 아니냐고 말하는 간부도 있으니까요.
-총선이 있으면 여권과 국회요직총선 전 개편은 불가피하다고 보아야죠.
-개편의 서곡은 공화당 공천과 유정회 2기 의원 추천에서부터 나타나겠죠.
전직 장흠관·대사·군장성의 「대사」, 그 동안의 논공행상, 현재 쉬구 있는 실력자급인사의 내력 등 감투의 계절풍이 불어닥치겠죠.
-국회의장·공화당의장·유정회의장·전3역 등 20여개 「큰 의자」도 새로운 인물로 바꿔진다고 보아야겠죠.

<신민 전당대회 내년 5월께>
-국회의장 자리만 놓고 보더라도 정일권 의장의 연임가능성, 김종필 전 총리의 지역구 바꿔타기에 이은 의장취임, 백남억 전당의장의 물망 등 여러 갈래죠.
-이효재 공화당 의장서리. 백두루 유정회의장 등이 연로라고는 하지만 모두 「건강」을 자랑하고있어 어떤 대우를 하게 될지도 관심사입니다. 공화당의 박준규 정책위의장, 길전직 사무총장, 김용태 총무와 유정회의 구태회 국회부의장, 현오봉 정책위의장, 이영근 총무 등의 「격상」도 점쳐볼 수 있을 거예요.
-격상이든지 아니면 「자리바꿈」의 가능성이 있겠지요.
-하긴 벌써 3기 유정회 의원후보의 기초인선작업이 시작됐다는 얘기가 있어요.
-감투와 관련돼서인지는 몰라도 과거 요직을 지낸 몇몇 사람은 최근 가족들에게 잡음을 일으키지 않도록 엄명을 내려놓고 있다고 들려요.
-청와대 출입을 때때로 한다는 박종규 전대통령 경호실장은 세계 사격대회준비로 바쁘고 이후격씨는 최근 울산에 내러가 소년바둑대회를 열고 상금 6만원씩을 주는 등 측근들을 만나 「여러가지 얘기」를 했다는 소문이 공화당쪽에 나와있어요.
-정보부장을 물러난 뒤 1년 반동안 한가닥 「말」도 내놓지 않고 있는 신직수씨는 등산과 역사책 탐독으로 여전히 친야를 벗어나 있죠.
-삼창 「펄프」를 내놓은 길재호씨(전 공화당 사무총장)나 전국회부의장 김진만씨는 「골프」나 낚시질로, 전감사원장 이석제씨는 일본유신사 등 독서로, 박경달(전내무장관) 최경녹(전교통장관) 오치성(전내무장관) 씨 등도 조용히 지내고 있죠. 이들 중 일부는 내각이나 여권 개편 때 재기용된다고 보는 이들이 많습니다.

<8·15·성탄특수세도 파다>
-공화당 공헌작업은 금년 안에 이뤄지겠지만 현역의 대폭 탈락이 벌써부터 나돌고 있죠.
-경고친서 등을 받아 흠이 많은 의원이나 지역구 관리가 불안한 현역의원들의 대거 낙천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공화당의 9대 재공천율은 58·1%, 임기 4년이었던 8대 재공천율은 53·9%(지역구)였어요.
-9대 국회중간에 있는 2기 유청회 추천 때엔 73명 중 30%인 23명이 교체되었지만 3기 추천은 국회의 「대」가 바뀌는 만큼 개편폭도 훨씬 커진다고 봐야죠. 유정회의 골격부대만 남겨놓고 절반이상이 교체될 것이란 얘기들도 하고있으니까요.
-총선 전 신민당의 임시전당대회는 열릴 가능성이 없고 아마 전당대회가 내년 5월에나 열릴 수 있겠지만 10대 총선의 결과에 따라 신민당체제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 예상됩니다.
-10대에는 무소속 진출의 가능성이 크리라 보는데….
-유신체제 아래서 정당의 의미가 퇴색하고 특히 여야의 「닮은 얼굴」에 염증을 느낀 분위기에다 9대 때와는 달리 10대에는 선거준비기간이 충분하기 때문에 무소속 진출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그러나 일부에선 이번 총선이 돈으로 입찰하는 격이 될 것 같다고 우려하는 사람도 있어요,
-물량작전을 펴는 사람 중 몇 명은 시범 「케이스」로 고발을 당할 우려도 있잖아요.
-박 대통령이 선출되면 건국 30주년인 8·15나 「크리스머스」에 정치범에 대한 특사가 있을 것이라는 설이 크게 유포 돼 있죠.
-야당가에서는 저임금·학원 등에 대한 문제가 유신2기의 차원에서 순화되기를 기대하는 바람이 간절하죠.
-총선이 잘 마무리되고 정국이 안정된 뒤 박대통령의 방미가능성을 얘기하는 일부 야당 인사들도 있어요.
-정치의 계절이 되면 정치부 기자도 바빠지겠지만 「밝은 정치」 「넓은 정치」가 이뤄지기를 다같이 기대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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