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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공 어협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한국과 중공의 관계는 장기적으로 볼 때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의 중공 문제 전문가 「앨런·화이팅」 교수가 전망했다.
「화이팅」 교수 (미시간대)는 29일 중앙일보와의 회견에서 한국과 중공이 공동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근해 어로 협정이나 항해 협정 같은 문제가 양국간에 제기될 수 있을 것이며 보다 중요한 대륙붕 석유 개발 문제에서도 상호 협의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화이팅」 교수는 『현재 중공은 모택동 사후의 내부 문제 해결에 부심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하고 한반도 주변의 세력 균형이 어떻게 신중하게 처리되느냐는 요인도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련과 중공은 주한미군 철수에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진단한 「화이팅」 교수는 특히 소련은 북한이 한반도에서 위험한 모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하지 못하고 있으며, 분쟁발발 때 상호 방위 조약 때문에 개입하게 되는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서도 미군의 현존을 바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카터」 행정부는 소련과 중공의 대 한반도 정책을 고려하기 전에 이미 주한미군 철수를 정책으로 채택했으며, 철군 결정은 「카터」 대통령 개인의 견해가 가장 큰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화이팅」 교수는 이러한 조급한 정책 결정은 북한과의 협상 여지를 줄인 결과를 초래했다고 보았다.
북한은 과거부터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계속 주장해왔기 때문에 「미군의 존재」는 미국의 대북한 협상에서 중요한 「인센티브」가 될 수 있었으나 현재는 여지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화이팅」이 교수는 북한이 소련이나 중공에 일방적으로 기우는 정책을 추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았다. 김일성은 지금까지 북한 내부의 지나친 친소, 혹은 친 중공 세력을 숙청 내지 억제하는 독자 노선을 펴왔다고 「화이팅」 교수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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