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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행 「버스」를 잡아라"-가열되는 열강의 자원탐색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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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남극은 탐험과 관측의 단계를 지나 지금 탐사단계에 들어섰다.
북극은 영유국들에 의해 이미 활발히 개발되고 있지만 무주지인 남극도 l0년 후면 개발단계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대체로 1차 대전까지는 영웅적인 모험가들이 새 땅을 찾아내 지도를 작성하고 극점에 도달하는 것이 극지원정의 주목적이었다. 그러나 1차 대전 이후에는 학술에 목적을 둔 과학자들에 의한 지질과 기상의 관측 연구로 바뀌었다. 학문적 활동은 세계각국의 과학자들이 지구물리학을 공동으로 연구하는 지구관측년 (IGY) 제3차 연도(57년7월1일∼만8년12월31일)를 전후하여 절정에 달했다. 당시 남극엔 12개국의 상주기지 58개가 세워지고 과학자 1천여명이 월동생활을 해가며 활발한 연구활동을 벌였다.
60년대에 들어 극지활동은 현저히 퇴조해 남극기지는 35개로 줄고 「벨기에」나 「노르웨이」는 기지를 다른 나라에 빌려준 채 아예 철수하고 말았다.
그러나 73년의 「오일 쇼크」 자원파동을 계기로 극지활동은 다시 활발해져 각국이 경쟁적으로 탐사활동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기지도 3개가 늘었다. 과학자들은 조역으로 물러서고 주역은 실무적인 기술진들.
남극조약의 기본정신에 따라 형식상 명칭은 아직도 「관측구」로 돼있으나 실제업무는 학술연구보다는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자원탐사에 치중되어 있다.
활동 무대도 영토분할이 끝난 북극권보다는 무주지인 남극에 쏠려 요즘 매년 여름이면 약3천명(영국남극연구소 추산)의 탐사원이 집결하고 있다.

<미국>
한때 남극에 7개 기지를 유지했었으나 지금은 4개 기지로 축소. 그러나 기지시설과 수용능력을 대폭 확장하고 교통망을 정비하여 매년 1천여명의 대원을 보내고 있다.「뉴질랜드」에 중계기지를 두고 남극 최대기지인 「맥머도」를 전방기지로하여 남극활동의 대동맥으로 삼고있다.
남극의 다른 미국기지에 대한 인원과 보급품 수송이 모두 이곳을 통해 이뤄진다. 「맥머도」는 외국대의 긴급구조나 안내 편의제공 등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어 사실상 남극활동의 국제적인 현지총본부가 되어있다.
「맥머도」엔 교회와 연구소 원자력발전소 해수정화(담수화)시설 비행장 영화관 주점 매점 세탁소 이발소등이 갖춰져 있다. 「맥머도」에서 각 기지와 「뉴질랜드」간엔 대형수송기C-130이 운행된다.
「로스」만 일대에서 유증 발견.

<소련>
7개 기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월동인원은 3백여명으로 미국을 능가하고있다. 76년11월 대철광맥 발견.
남극 제2의 대기지인 「미르니」를 모기지로하고 보급은 항공기와 선편을 통해 본국에서 직접 조달, 각 기지에 보내주고 있다. 「미르니」에도 「맥머도」처럼 원자력발전소와 비행장 연구소등을 갖추고 있으며 올해 새로 대형빙상활주로를 건설, 각국공용으로 개방할 방침이다.
소련의 관측 탐사반에는 「체코」「폴란드」동독 등 공산권과학자들을 참여시키고 있으며 미국과는 공동조사협약을 맺고 있다. 기지 1개를 「폴란드」에 제공.
쇄빙선을 현지에 상주시켜 해저빙하탐사에도 주력.

<아르헨티나>
극지에서 가장 가까운 나라이며 현재 가장 많은 8개기지. 매년 2대의 공군기와 5대의 해군함을 동원, 군이 중심이 되어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 1개기 지를 증설했고 올해는 대거 1천1백12명을 파견했다. 대원 7명에겐 부인과 자녀(13명) 들까지 딸려보내 정착을 시도하고 있다. 그중 1명은 1윌7일 남아를 분만. 「남극시민 제1호」를 기록했다.
대원은 군인이 대부분이며 이번에 파견된 1천여명 가운데는 해군8백명 육군1백80명 공군50명.
「아르헨티나」의 남극활동은 자원점유를 위한 영토확보에 역점이 주어져 있다.

<칠레>
4개 기지를 가지고있으며 56년 최초로 남극에 관광비행을 한바 있다.
이웃나라 「아르헨티나」와 경쟁적으로 「파머」반도에 영토권을 주장, 여러 개의 군사 기지를 건설했다가 남극조약이후 이를 관측기지로 바꿨다.
48년 「베르나드·오이긴스」기지 준공식에 「비데라」대통령이 직접참석, 남극 땅을 밟은 최초의 국가원수가 됐다.

<프랑스>
작년12월 제28차관측대 50명파견. 1개 기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인명 중 15명은 여름동안 탐사활동을 마치고 귀국하고 35명은 겨울생활을 해가면서 기지확장과 도로건설작업을 벌이게 된다.
66년엔 「로키트」를 발사, 고공대기물리의 연구에 주력해왔으며 최근에도 기지주변에 관측소를 증설했다.

<일본>
현재소화기지 1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작년11윌 쇄빙선 「후지」호로 제19차 관측대를 파견했다.
지난1월6일엔 60대의 극지전문가 3명이 비행기편으로 남극에 도착, 「로스」만 근처에서 온천탐사 작업 중.
일본은 미국이나 「칠레」호주 등 우방국탐사반에 일본인학자 기술자를 참여시키고 있으며, 외국대의 요원과도 개별적인 관계를 맺어 정보 및 관측 결과를 입수하고 있다.
문부성엔 남극관측추진 본부가 있고 민간인 단체로는 극지협회런 극지연구 진흥회 등이 있어 활발한 연구 및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수년전 인광발견.

<호주>
49년 정부가 「호주국립남극관측대」를 항구적인 단체로 조직하고 의무성엔 남극관리국을 두어 극지활동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이 폐쇄한 1개 기지를 대여 받았다가 폐쇄하고 새로 1개 기지를 건설, 현재 4개 기지를 운영. 특히 기장관측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는 남극에 인접해있어 그곳의 기상변화가 호주 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영국>
2차 대전 때 여러 개의 군사기지를 건설했었는데 전후 이를 관측·탐사기지로 전용, 활발한 활동을 펴왔다. 현재 6개 기지운영.
영국의 극지사업은 과거부터 왕실에서 주도 지원하고 있으며 10여개의 관·민 단체가 남극사업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기타>
남아공화국은 61년 「노르웨이」로 부터 기지1개를 인수받아 현재 2개 기지를 운영하고있다,「뉴질랜드」는 미국에 중계기지를 제공하는 댓가로 보급 추진과 기지설치 등을 미국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기지는 1개. 최신식 대규모 연구실은 특히 유명하다.
「노르웨이」는 60년1월, 「벨기에」는 61년2월에 각각 기지를 철수했으나 관측 탐사요원들은 미국·영국「프랑스」호주 등의 탐사반에 참여시켜 왔고 최근에 남극조약국들로 구성된 각종 분야별 국제공동탐사대에 적극 관여하고 있다. 61년에 발효된 남극조약엔 현재 18개국이 가입돼 있으며 새로 7개국이 가입신청을 해놓고 있다.
서독은 곧 남극조약가입과 극지활동을 개시할 방침이다.
서독정부로부터 극지연구를 위촉받은 「독일개발연구회」는 남극협회 창설 및 남극기지 건설을 위해 1천만「달러」를 정부에 요구, 곧 지급될 전망이다.
독일은 남극권에 기지를 건설한 최초의 국가였다. 「나치」는 41년 인도양남부 「케르겔렌」도에 특공대기지를 만들어 인도양과 대서양·태평양의 남부지역을 항해하는 연합군함정과 민간화물선을 격침 또는 나포했던 것. 이곳엔 지금 「프랑스」의 기상관측소가 있다.
소련과 미국은 지금 남극대륙을 사실상 동서로 양분하고 있다. 본초자오선을 향해 오른쪽(동남극대륙)은 소련, 왼쪽(서남극대륙)은 미국이 각각요지에 기지를 만들고 해마다 대규모의 관측대와 탐사반을 보내 주변해양과 내륙 깊숙이에서까지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항공기와 함정등 교통수단과 의료시설, 긴급구조능력 등을거의 완비, 독점하고 있어 군소국가 중 「아르헨티나」를 제외하고는 이 양국의 지원이 없으면 극지활동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 <구종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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