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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국물도 없어 … 비빔면 여름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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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미면. 해마다 여름이 기다려지는 이유 중 하나다. 때 이른 더위가 연일 온도계를 데우고 있는 요즘도 예외는 아니다. 바야흐로 빨라진 여름에 2014년 별미면 전쟁이 이미 시작됐다. 별미면은 라면의 편리한 조리법을 비빔면·냉면·메밀 등에 접목한 음식이다.

지난 28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 시그니쳐타워 광장에서 뉴 찰비빔면 게릴라 시식회가 열렸다. 이날 시식회에서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농심 뉴 찰비빔면과 경쟁사 비빔면 제품을 비교 시식해보는 자리를 가졌다. 시식회 후에는 1000여 개의 뉴 찰비빔면을 무료로 나눠주는 행사도 진행했다.

때 이른 더위에 시식행사 등 판촉전 열풍

직장인 박선아(45·서울 동작구)씨네 가족은 별미면 매니어다. 박씨와 남편은 물론 고등학생 딸과 중학생 아들도 별미면을 좋아한다. 박씨 가족은 특히 ‘비빔면’을 자주 만들어 먹는다. 한 끼 식사 대용으로, 혹은 아이들 간식으로 제격이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매번 4~5인분의 국수를 삶고 양념장을 만드는 것이 번거로울 때도 있다. 박씨는 “더운 날씨에 입맛을 돋우는 메뉴로 비빔면만한 것이 없다”면서 “시중에서 파는 비빔면 제품을 구입해 입맛에 맞게 조리하면 나만의 비빔면이 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국내 시장 규모 761억원 … 성장 지속

 박씨처럼 비빔면 제품을 꾸준히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비빔면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지난 1년(4월 기준) 동안 국내 비빔면 시장 규모는 약 761억원. 전체 라면 시장이 2조100억원 규모임을 생각하면 4%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물 없는 라면’이 인기를 얻으면서 성장세가 완연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짜파구리’로 라면업계를 강타한 ‘모디슈머(Modisumer)’ 열풍이 한몫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빔면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유에 대해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나만의 레시피로 요리하는 소비자들이 비빔면을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면서 “가격도 식당 메뉴보다 저렴해 그 특유의 맛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빔면 시장은 라면업계 1위 농심이 유일하게 2위로 밀려나 있는 분야다. 농심은 여름을 앞두고 비빔면 시장에 적극 진입하면서 1위 팔도와 격돌하고 있다. 두 업체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비빔면 제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농심은 지난 2월 ‘찰비빔면’의 맛을 개선해 다시 내놨다. 대부분의 비빔면이 새콤하고 달달한 맛인 반면 새로 나온 찰비빔면은 매콤한 맛을 살리는 데에 집중했다. 농심 관계자는 “비빔장에 고춧가루를 첨가해 매운맛은 물론 시각적 요소를 극대화하고, 참기름을 첨가해 고소한 뒷맛까지 잡았다”면서 “면발은 기존보다 굵게 만들어 비빔면 특유의 차지고 쫄깃한 식감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리뉴얼한 찰비빔면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4% 늘어나는 성과를 얻었다.

업그레이드 ‘농심 찰비빔면’ 매출 54%↑

 농심 스프개발팀은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약 5개월 동안 찰비빔면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 이들은 주부 모니터단의 활동 결과를 포함한 대내 평가, 외부 소비자 평가를 총 70회 가량 실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50번 정도의 레시피를 수정했다는 후문. 농심 스프개발팀 관계자는 “주로 매콤·새콤한 맛, 면발로 느끼는 식감, 시각 요소인 컬러 이 세 가지를 집중적으로 보강하는 연구였다”고 전했다. 농심 주부모니터단은 새로워진 찰비빔면을 시식한 후 “입에 찰싹 달라붙는 매콤·상큼한 맛, 군침 돌고 때깔 나는 찰비빔장”이라고 평가했다.

 농심은 현재 전국 300여 개 대형마트 시식코너에서 뉴 찰비빔면 시식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선 현장에선 ‘찰진 면발’을 강조하는 찰비빔면 음성 광고를 내보내 판촉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농심은 비빔면 시장이 올해 1000억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중 4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 비빔면 시장은 지난해 국물 없는 라면의 인기 덕분에 계속 성장하고 있는 추세”라고 분석하면서 “올해 농심은 새로워진 찰비빔면과 함께 태풍냉면·메밀소바·둥지냉면 등으로 계절 면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팔도 ‘쫄비빔면’ 내놓고 맞불작전

 팔도는 ‘팔도비빔면’ 출시 30주년을 맞아 매운맛을 강화한 ‘팔도쫄비빔면’을 출시했다. ‘팔도쫄비빔면’은 매운맛 평가지수(SHU·스코빌지수)가 2768SHU에 달해 비빔면 중 가장 맵다. 팔도는 올해 ‘팔도비빔면’ ‘팔도쫄비빔면’ ‘팔도비빔면컵’ 등 세 제품으로 비빔면 시장점유율을 70% 이상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배은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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