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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자재·인력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시멘트」를 비롯한 각종 건축자재 값이 폭등함과 동시에 품귀상태를 보이고 있다. 「타일」에 이어 「시멘트」수입할 계획이라 한다.
건축자재뿐 아니라 노임도 대폭 올라 주택건축비나 집 값이 날로 올라가고 있다.
최근의「인플레」는 부동산값에 선도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수요인 주택 값의 상승은 가계와 생활의 직접적인 압박요인으로 실감되고 있다
주택 값이 이토록 오르는걸 보고 어떻게 물가전망에 대한 신뢰를 기대할 수 있으며 또 저축의욕을 높일 수 있을 것인가.
오히려 「인플레」심리나 투기 성향을. 부채질할 것이다 .건설용역의 수출이 늘고 제아무리 1인당 GNP가 올라간다 해도 내 집 갖기나 주생활의 향상이 더 어려워졌다면 중동진출 등의 의의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집 값 안정을 위한 건축자재 및 노임 등의 안정은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한데도 이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소홀했다는데 문제가 있다.
건축 자재 값 등의 상승은 우선 절박한 수급사정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해외부문에서 늘어난 통화가 수요급증을 자극하고 있으나 물량공급이 이에 못 미치고 있는 것이다.
건축자재의 수출을 억제한다 해도 해외건설수출 등에 따른 부수적 수출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해외건설공사 계약고 누계가 금년말로 약 1백억 「달러」에 달한다는 점에서 건축자재 및 건설공의 해외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아야 한다.
여기에 과잉 유동성이 국내 수요로서 작용하고 있다.
금년 들어 3월까지 국내 주요도시의 건축허가 면적은 작년에 비해 무려 74%가 늘었다
여기에 농촌주택 개량사업까지 대대적으로 벌여 건축자재 수급을 더욱 압박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내외수요의 증가와는 대조적으로. 공급은 쉽게 늘지 않는다.「시멘트」는 장치산업이기 때문에 증설에 시간이 많이 걸리며 합판 등은 원목도입의 제한에 있다. 골재·기능공 등은 양산이 안 된다.
그런데도 정부에서는 수급면에서 근원적으로 가격안정을 기하려는 것보다 우선 급한 대로 직접통제에 더 의존하려는 것 같다.
건축 대 재난이 심각한데도 중동건설수출 등을 계속 장려하고 농어촌 주택개량사업을 크게 벌이며 각종 건설공사를 멈추지 않는 것이 좋은 예다 통화회수 노력도 미비하다.
여기다 실효도 없는 가격통제를 장기화하여 공급확대를 억제한 점도 있다.
또 불황 때의 일시적인 조치인「시멘트」판매 「카르텔」을 계속 호황 속에서도 존속시켜 가격경쟁제한을 장려하는 듯한 행위도 이해하기 어렵다.「시멘트」가 없어 웃돈을 주고도 못사는 형편인데도 불황 「카르텔」을 허용하는 것은 아마 우리 나라만이 할 수 있는 정책일 것이다.
가격이 오르는 원인을 원칙적으로 제거하지 않고 나타난 결과만 규제하겠다는 것은 「인플레」를 방치하겠다는 것이나 결과적으로 다름이 없다.
최근의 건축자재파동을 안정시키는데는 현재와 같은 불끄기 정책으로선 실효에 한계가 있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집 값을 안정시켜 국민주생활을 보장하는 것이 중동진출이나 수출 1백억 「달러」만큼 중요하다는 인식이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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