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환자 절반은 중증 스트레스 호소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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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유방암 환자의 절반 이상이 중증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특히 사회와 가족 내에서 겪는 삶의 질 저하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유방암학회(이사장 송병주)는 전국 30개 대학병원 및 유방암 전문병원의 유방암 생존 환자 542명을 대상으로 디스트레스(distress)와 삶의 질 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디스트레스란 원인과 정도에 관계없이 암환자가 겪는 정신적 고통을 의미한다.

분석결과 유방암 생존 환자의 평균 디스트레스 점수는 4.04점이다. 특히 응답자의 10%는 심각한 디스트레스(8점 이상)를 느낀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절반가량은 디스트레스 지수가 4점 이상으로 중증 디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전반적으로 유방암 환자의 스트레스 노출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 이런 디스트레스는 나이가 어릴수록 더 심각했다. 이번 조사결과 30세 미만 유방암 환자는 디스트레스 지수가 비교적 높은 6점을 기록했다. 40~50대 환자의 디스트레스 지수가 3.87점인 것을 고려하면 약 1.5배나 높은 수치다.

학회 측은 유방암 발병 이후 외모 변화나 치료 후 불임 우려 등에 대한 고민으로 젊은 유방암 환자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윗세대보다 심각한 디스트레스를 겪는 것으로 분석했다.

유방암 환자 삶의 질에 대한 평가도 함께 이뤄졌다. 유방암 치료의 기능 평가(FACT-B) 를 활용해 ▲신체적 상태 ▲사회∙가족적 상태 ▲정서적 상태 ▲기능적 상태 ▲유방암 특이적 상태로 나누어 삶의 질을 측정했다. 다섯 개 항목의 총점 평균은 95.28점(최대점: 148점)으로 다른 나라와 크게 차이가 없었으며, 10점 만점으로 환산 시 6.44점을 기록했다.

각 상태에 점수를 10점 만점으로 환산했을 때 특히 주변인과의 관계를 의미하는 영역인 사회/가족적 상태의 삶의 질 5.88점에 그쳐 가장 낮았다.

유방암 치료 후 우려하는 신체적, 기능적 상태보다 사회적인 상태의 삶의 질 하락이 더 심각했다. 직업이 있을 때 삶의 질 점수(6.8점)가 없을 때(6.2점)에 비해 높아 사회 활동이 삶의 질 향상에 더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명지병원 외과 신혁재 교수는 "유방암은 5년 생존율이 91%로 높고, 여성성 상실 등으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가 크다"면서 "암의 치료와 재발 예방 외에 심리·사회적 문제 해소를 위한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국대병원 외과 민준원 교수는 "사회적 상태에서 느끼는 삶의 질 저하가 심각한 만큼 유방암 환자의 사회 복귀를 위한 지원과 일반인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도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2013년 8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되었다. 효과적인 디스트레스 측정을 위해 스트레스의 주관적 정도를 0(전혀 없다)에서 10(매우 하다) 사이의 숫자로 평가하는 시각적 척도인 디스트레스 온도계를 활용했으며, 삶의 질 측정을 위해서는 유방암 치료의 기능 평가(FACT-B)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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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미 기자 byjun3005@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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