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수출용 구조·재질 같은데…미국 충돌테스트'만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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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신형 제네시스가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의 충돌 테스트에서 29개 전 항목 만점을 받았다. 사진은 스몰 오버랩 충돌 테스트를 하기 전(위)과 후의 모습이다. 부서진 앞부분보다 고스란히 유지된 운전석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사진 현대차,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

지난 5일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발표한 충돌시험 결과에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현대 신형 제네시스가 이 테스트의 29개 부문 전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양산차 가운데 세계 최초였다. 그 결과 신형 제네시스는 종합 평가에서 이 시험의 최우수 등급인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op Safety Pick+)’에 선정됐다.

 이번 결과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신형 제네시스가 ‘스몰 오버랩(Small Overlap) 충돌 테스트’의 차체 구조안전, 상해 정도, 더미(충돌테스트에 쓰는 인체모형) 운동 제어력 등 모든 세부 항목에서까지 만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스몰 오버랩 충돌 테스트’는 IIHS가 2012년 도입했다. 차를 시속 64㎞로 몰아 운전석 쪽 앞 부분의 25%를 1.5m 높이의 벽에 충돌시킨다. 마주 달리던 차가 서로 급히 피하다 빗겨 들이받는 경우를 가정해 고안된 시험이다. 실제 사고와 가장 비슷한 테스트로 손꼽힌다. 기존 옵셋 테스트는 차 앞 부분의 40%를 충돌시켰다. 반면 ‘스몰 오버랩’은 더 적은 부위에 충격이 집중되기 때문에 파괴력이 훨씬 크다. 때문에 자동차 업계는 이 테스트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진땀을 빼고 있다.

 현대 신형 제네시스는 이전보다 공차중량이 150㎏ 이상 늘었다. 때문에 데뷔 당시 “경량화를 외면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현대차는 “고장력 강판은 3배, 철강재는 10% 더 쓰고 각종 편의장비를 더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최종적으로 스몰 오버랩 충돌 테스트에서 만점 받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당시엔 이 설명을 귀 기울여 듣는 이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제네시스는 이 말을 제 3자인 미국 기관의 테스트를 통해 입증해보였다. 덕분에 과체중에 대한 오해도 바로잡히게 됐다. 현대차는 같은 테스트에서 신형 쏘나타 역시 만점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1959년 미국에서 설립된 자동차 안전 연구기관이다. 비영리 기관이다. 미국 내 80여 개 보험사가 회원사로 가입돼 있다. 홈페이지(www.iihs.org)에서 다양한 차종의 시험결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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