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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문고판 시대 개조|"찍기만 하면 팔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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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파리=주섭일 특파원】「프랑스」의 출판계는 문고판 발간 25주년을 맞아 지난달 22일부터「퐁피두」문화「센터」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각종「포키트·북」들 중 비교적 성공한 1천여 종을 한 권의 책으로서보다는 하나의 작품으로 관중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프랑스」가 문고판의 발간역사가 짧은 것은 많은 장서가들이 금박이 새겨진 호화판 장정을 원하기 때문이다. 「아셰트」출판사가 미국의 소형 책을 본떠「피에르· 베누아」의『퀘니스마크』를 53년에 내놓은 것이「포키트북」제1호.
그후『나는 읽었다』『「프레스·포키트」』,「폴리오」『「크세주」』(나는 무엇을 아는가)』등 이 쏟아져 나와 독서 계에 혁명을 일으켰다.
1960년대 초기에 대 선풍을 일으킨 문고판은 저렴한 값과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어디서나 읽을 수 있는 실용성으로 인해 「프랑스」독서 계에 불멸의 자리를 굳히게 되었다.
지금까지 각 출판사에서 나온 문고판은 5억 권에 이르며 연평균 2백 종이 나오고 있다. 지난 25년 동안 인구 1인당 10권 이상 읽었다는 계산이며 권당 평균 3만 부씩을 발행했다는 기록이다. 현재 문고판의 비중은 전 출판물의 31%를 차지하며 특히 문학분야는 55%로「톱」의 자리를 굳히고 있다.
「앙드레·말로」의「콩쿠르」수상작『인간조건』이나「알베르·카뮈」의『이방인』, 「사르트르」의『구토』『파리베』(희곡)등은 만년「베스트셀러」로 군림하고 있다. 오늘날 45개 출판사에서 총 1백75 종의 문고판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은「프랑스」에 문고판시대를 증언하고 있다.
25주년을 계기로 주목할 현상은 제2세대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사실이다.
제2세대의 특수성은 한결같이「세미·포키트」화 하고 있는 것으로 활자도 더 커졌으며 책값도 약간 비싸졌다.
그리고 내용도 특수성 내지 전문성울 살리려는 노력이 뚜렷하다.「아셰트」출판사의『프루리엘』은 사회과학 및「에세이」위주로서「레이몽·아롱」교수의『자유에 관한「에세이」, 언론인「프랑스와·페이트」의『「레닌」의 유서』,「베텔하임」의『지각 적인 마음』 등을 내놓고 있다.「갈리마르」사의「헬」은 고전적 거작의 재판 위주로「사르트르」의 『존재와 무』,「푸크」의『광증의 역사』등을 내고 있다.
역시「갈리마르」의『리마지네르』는 어떻게 해서 문학 외적인 작품들과 사라져 가는 소설들을 대상으로 삼고 있는데「윌리엄·포크너」의『야생종려나무』,「라르보」의『어린이 같은 인간들』이 좋은 예.「프라마리옹」사의「샹」은 모든 분야의「에세이」만을 중점적으로 담고 있는데「그레프」의『누가 철학을 두려워했나?』,「로렌츠」의『공격』등-.
여하간 4반세기의 역사를 지닌「프랑스」의 문고판은 세대교체로써 영역을 그 만큼 확대, 앞으로 출판계를 주름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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