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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 코트 황제 나달, 사상 최다 우승 대관식 준비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라파엘 나달이 지난해 프랑스오픈 결승전에서 경기하는 모습. 다른 메이저 대회와는 달리 프랑스오픈의 코트에는 ?붉은 벽돌을 간 흙(앙투카)?이 깔려 있다. 붉은 코트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온 나달은 25일 열리는 제113회 프랑스오픈에서 대회 5연승에 도전한다. 프랑스오픈에서 5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아직 한 명도 없다. [중앙포토]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랭킹 1위 라파엘 나달(28·스페인)이 붉은 코트의 승자가 될까.

테니스 메이저 대회 프랑스오픈이 파리 스타 드 롤랑가로에서 25일 개막해 2주간 펼쳐진다. 상금도 올랐다. 올해 대회 총상금은 2501만8900유로(약 360억6000만원)다. 지난해 총상금 2101만7000유로(약 302억6000만원)보다 19.04% 늘었다. 올해 남녀 모두 단식 우승자가 받는 상금은 165만 유로(약 23억8000만원)로 지난해 상금(150만유로)보다 10% 올랐다. 단식 본선 1회전에서 탈락해도 2만4000유로(약 3300만원)가 주어진다. 프랑스오픈은 4대 메이저 대회(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US오픈) 중 유일하게 붉은 벽돌 분말로 만들어진 클레이 코트에서 열린다. 이 코트는 탄력성이 좋아 공의 바운드가 매우 느리다. 공격적인 플레이보다는 안정적인 수비가 중요해 경기가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인내력과 체력이 있는 선수들이 유리하다.

붉은 코트에선 공 어떻게 튈지 몰라
롤랑가로의 상징이기도 한 붉은 코트는 ‘앙투카 코트’로도 불린다. 프랑스어로 앙투카(En tout cas)는 ‘어쨌든, 아무튼’이라는 뜻이다. 어느 환경, 어느 조건에서든 코트의 성격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뜻을 지닌다. 벽돌을 갈아 코트를 조성했기 때문에 비가 와도 한 시간이면 마른다. 공이 바닥에 한 번 튄 다음에는 속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방심할 수 없다. 공기 중의 습기를 빨아들이는 특성도 있기 때문이다. 바닥이 얼마나 건조하냐 아니냐는 타구 스피드를 결정하는 큰 요인 가운데 하나다. 공의 스피드를 종잡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러다 보니 볼을 주고받는 랠리에 강한 선수가 유리하다. 총알 서브를 넣어도 공의 속력이 줄기 때문에 오히려 코너 구석구석을 찌르는 리턴 샷이 좋은 선수가 유리한 것이다. 수비가 중요하다 보니 경기 시간도 길어진다. 기술은 물론 체력도 받쳐줘야 한다. 실제 2004년 프랑스오픈에서는 프랑스 선수 파브리스 산토로와 아르노 클레멘트가 6시간38분이라는 테니스 메이저 대회 최장 경기시간 신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6년 뒤인 2010년 윔블던 대회(존 이스너-니콜라 마후, 11시간5분)에서 깨졌다.

‘클레이 코트의 황제’ 나달은 프랑스오픈에서 천하무적이다. 지난해 4회 연속, 통산 8회 우승(2005~2008년·2010~2013년)의 대기록을 세웠다. 나달은 올해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에서 최초로 5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만약 나달이 우승하면 통산 9회 우승으로 프랑스오픈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한 유일한 선수가 된다. 테니스 프로화 시대(1968년 시작) 이전인 1900년대 초 활약한 막스 데쿠지스(프랑스)가 이 대회에서 8번 우승해 현재 나달과 최다 우승 공동 1위다.

조코비치·페더러 “나달 독주 못 본다”
나달의 클레이 코트 승률은 92.8%(311승 24패)에 이른다. 클레이 코트에서 특히 잘하는 이유에 대해 나달은 자라온 환경을 꼽았다. 그는 지난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스페인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클레이 코트에서 자주 경기해 익숙해질 기회가 많았다”고 밝혔다. “서브나 위닝 샷 같은 경우 다른 코트에서 훈련하면 효과가 없다. 클레이 코트에서는 클레이 코트만의 전략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나 올해는 주춤하다. 클레이 코트 대회에 네 차례 출전했지만 지난 12일 마드리드오픈에서만 우승했다. 우승 과정도 완벽하지 않았다. 결승 상대였던 니시코리 게이(25·일본)가 허리 통증으로 기권해 승리를 챙겼다. 19일 로마 마스터스에서도 나달은 노박 조코비치(27·세르비아)에게 져 준우승했다. 지난달 몬테카를로 롤렉스 마스터스와 바르셀로나오픈에서는 8강에서 탈락했다.

나달의 독주를 막기 위해 톱 랭커들이 나섰다. 세계랭킹 2위 조코비치는 메이저 대회 중 프랑스오픈에서만 아직 우승이 없다. 2012년 대회에서 우승을 노렸지만 나달에게 막혀 준우승에 그쳤다.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랭킹 1위 탈환도 가능하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3·스위스)도 출전한다. 당초 페더러는 아내의 출산 일정과 대회 일정이 겹쳐 불참을 고려했다. 그러나 지난 7일 쌍둥이 딸이 무사히 태어나면서 페더러의 투어 활동이 재개됐다. 30대 중반에 들어선 페더러는 지난해 부진했지만, 올해 한 개 타이틀을 땄고 랭킹 4위에 올라 있다.

한국 이덕희·정윤성 등 주니어 단식 출전
여자 단식은 혼전이다. 제2 전성기 세리나 윌리엄스(33·미국)가 2년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다. 현재 여자프로테니스(WTA) 세계랭킹 1위인 윌리엄스는 2010년 윔블던 우승 이후 부상으로 1년 가까이 쉬어 부진했지만 2012년 화려하게 부활했다. 현재 여자 테니스계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올해 WTA 3개 대회에서 우승하며 순항하고 있다. 윌리엄스는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했지만 사실 이 대회에서 성적은 저조하다. 메이저 대회 17개 우승을 이뤘지만 프랑스오픈은 단 두 번만 우승했다.

윌리엄스의 아성을 꺾을 자로 아시아 최고랭킹 리나(32·중국)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해 호주오픈 우승자인 리나는 아시아 남녀 선수 통틀어 역대 최고 랭킹인 2위에 올라 있다. 이전까지 아시아 선수 최고 순위는 기미코 다테 크룸(44·일본)이 1995년 11월 기록한 4위였다. 2011년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황색 돌풍’을 일으킨 리나는 최근 노련한 플레이가 절정에 올랐다. 비록 윌리엄스를 상대로 1승11패로 열세지만 호주오픈 우승이 계기가 돼 자신감이 충만하다. 윌리엄스를 상대로 리나의 역습이 통할지 주목된다.

마리야 샤라포바(27·러시아)도 명예회복을 노린다. 샤라포바는 올해 호주오픈에서 16강에서 탈락하는 등 어느새 랭킹이 8위로 내려앉았다. 윌리엄스 부진 시기에 여자 테니스계를 호령했던 기개가 사라졌다. 특히 윌리엄스에게 2승16패로 절대 열세다. 랭킹을 단숨에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프랑스오픈 우승이 절실하다.

전(前) 세계 여자 랭킹 1위이자 호주오픈 단식 2회 우승자인 빅토리야 아자란카(25·벨라루스)는 발 부상 때문에 올해 대회에 불참한다. 현 랭킹 5위 아자란카는 지난 3월 BNP파리바스오픈 1회전에서 왼쪽 발 부상으로 탈락한 후 3개월 가까이 코트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편 한국 테니스 희망인 주니어 선수들도 총출동한다. 청각장애인 이덕희(16·마포고)를 비롯해 정윤성(15·양명고), 오찬영(15·동래고), 강구건(17·안동고), 홍성찬(17·횡성고) 등은 남자 주니어 단식에 출전한다.

온라인 중앙일보 ·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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