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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일어나 부지런히 일했을뿐-전남·제주의 장수마을…그 「비결」을 알아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전남강진군 군동면화방 마을
○…『이른아침 일찍일어나 샘물을 한그릇씩 먹지요. 뭐니해도 장수비결은 화를 내지않고 사는것 같아요』-.
전국에서 85세이상의 노인이 많이 살아 장수마을로 불리고 있는 전남강진군군동면화방마을. 이마을 이장 오용근씨(45)는 집집마다 설치된 수정같이 맑은 우물이 장수의 밑거름이 된것 같다고 했다.
해발5백30m의 화방산을 주봉으로 잔봉3개가 어깨를 겨루며 자리잡은 산기슭 구릉에 옹기종기모인 1백29호.
마을앞부분 4할정드만 지붕개량으로 빨강·마랑「슬레이트」가 을씨년스럽고 나머지는 모두 초가집. 석양의 붉은 하늘과 굴뚝연기가 태고의 조화를 이루는 전형적인 산간 마을이다.
주민6백84명 (남자3백41명·여자3백43명) 가운데 85세가 넘은 노인은 최고령자 문상순씨(89·여)등 20명으로 이중 여자가 16명. 특히 환갑이넘은 60세이상 노인은 1백13명으로 전체의 17%를 차지하고 있다.
4대가 한집에서 살아 대가족을 이루고있는 가족은 오홍원씨 (85) 등3가구나 되고 백년해로를 하고있는 노인부부도 윤주봉씨(86)부부등 3쌍이다.
이들 노인은 기운도좋아 전옹홍씨(87)등 80대 5∼6명은 농사철 때 아직도 농약을 살포하며 쟁기질까지 하는등 노익장을 과시한다고.
이마을의 가장 큰 잔치는 대보름과 단오절. 마을 젊은이들이 60세이상의 노인들을 한곳에 모셔 큰절을 시작으로 경로잔치를 베풀고있다.
3, 4대가 한데 어울려 춤과 노래를 즐기며 장수를 축하해주는 잔치.
『늙을 수록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해. 끼니는 거르지 말고 찾아 먹어야하고 일한 뒤에는 일한만큼 푹 쉬는거야.』
오태원씨 (87) 는 성실하게 사는 것이 장수비결이라며 주름진 얼굴을 펴고 활짝 웃었다. <강진=황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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