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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어졌군요, 8년 만에 확 바뀐 카니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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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기아자동차가 22일 8년 만에 모습을 바꾼 3세대 ‘올 뉴 카니발’을 공개했다. 신형 카니발은 옅은 파란색·와인색 등 다양한 색상으로 출시되며 창틀은 광택 나는 은색의 크롬으로 꾸몄다. 또 4열 좌석을 접을 경우 뒷자리 적재공간이 최대 546L로 늘어났다. [사진 기아자동차]

‘대한민국 아빠 차’인 카니발이 8년 만에 새옷으로 갈아입었다. 기아차는 22일 서울 광장동 W호텔에서 ‘올 뉴 카니발’을 공개했다. 2세대 모델인 그랜드 카니발(2005년·11인승)과 뉴 카니발(2006년·9인승)에 이은 3세대 모델이다. 국내에선 9인승과 11인승 디젤 모델이 6월 중순에, 북미에선 가솔린 모델이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삼웅(62) 기아차 사장은 “대한민국 최초 미니밴으로 지난 16년간 사랑받았던 카니발을 더 편리하고 스마트하게 시용할 수 있도록 만든 차량”이라고 소개했다.

 신형 카니발은 한눈에도 전 모델에 비해 세련돼졌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전면부 그릴이다. 이전 카니발은 덩치에 비해 그릴이 앙다문 입술처럼 작아 답답한 인상을 줬다. 신형 카니발은 전 모델보다 그릴 크기가 1.5배가량 커져 시원시원하다. 또 15㎜ 짧아진 차량 길이 덕에 후면부가 처지지 않고 날렵하게 올라붙었다. 반면 축간 거리는 40㎜ 길어져 앞뒤 실내공간이 넓어졌다. 국내 저공해차 인증을 획득한 R 2.2 E-VGT 디젤엔진을 탑재했다. 차량 무게는 20㎏가량 늘었지만 연비는 11.5㎞/L로 기존보다 5.5% 향상돼 현대 제네시스나 쏘나타처럼 “신모델이 오히려 연비가 떨어진다”는 비판도 비켜갔다. 안정성을 위해 초고장력 강판을 52%로 확대해 적용했다. 또 세계 최초로 앞으로 밀지 않고도 4열 좌석을 접어 바닥에 넣을 수 있는 ‘팝업 싱킹 시트’를 썼다.

 가격은 2~8% 올랐다. 11인승 기준 가격은 2700만~3539만원, 9인승은 2990만~3640만원이다. 2488만~3477만원이었던 2012년형 카니발R(11인승 기준)보다 많게는 200만원 넘게 비싸졌다. 조용원 기아차 마케팅실장은 “(가격이) 평균 100만원 정도 올랐는데 대신 편의사양 등이 대폭 적용된 만큼 가격 대비 가치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타깃은 4인 가족을 둔 30, 40대 가장이다. 마케팅 전략도 철저하게 ‘아빠’에 맞췄다. 새 광고문구는 ‘아빠가 가르쳐 준 세상’이다. 광고 역시 캠핑을 떠나는 가족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아빠의 모습을 그렸다. 기아차 관계자는 “카니발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가정적인 아빠가 타는 차’ 이미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짠 전략”이라고 밝혔다.

 판매목표는 월 4000대, 내년부터는 연간 4만 대다. 기아차는 신형 카니발과 8월 출시되는 신형 쏘렌토로 현재 6만6000대 규모인 국내 레저용차량(RV)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김창식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은 “신형 카니발은 프로젝트명 YP로 2010년 개발에 착수한 이래 총 3500억원을 투자해 완성한 차량”이라며 “올해 상반기까지 기아차가 (내수시장에서) 어려웠지만 신형 카니발 출시를 계기로 하반기에 반드시 전환점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카니발은 1998년 외환위기 때도 기아차의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당시 세단 위주이던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미국 크라이슬러 닷지의 캐러밴을 표방한 정통 미니밴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면서다. ‘대가족을 위한 승용차. 생각을 바꾸면 카니발이 보입니다’란 문구로 인기를 끌며 기아차가 당초 5년 넘게 걸릴 것으로 봤던 법정관리를 2년 만에 졸업하게 한 주역으로 꼽힌다. 4월 내수시장 점유율 30%로 올해 4개월 연속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기아차가 신형 카니발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신형 카니발은 30일 개막하는 부산 모터쇼에서 일반 고객에게 첫선을 보인다. 기아차는 22일부터 신형 카니발의 사전계약을 시작하고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기존 카니발을 보유한 고객이 다시 사전계약으로 차량 출고하거나 자녀가 3명 이상인 고객에게 유류비 10만원을 지원한다. 또 현대라이프와 제휴를 맺어 차량 출고 후 2년간 별도 보험료 없이도 교통재해를 보장해주는 보험도 들어준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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