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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이 일제하 우리 가요 연구|동경의 大久保善次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민족의 한이 서린 가요를 배운다. 일제하에서 겨례의 신음과 해방의 염윈을 달래주던 당시의 유행가의 변천사를 연구하고 있는 집념의 일본인-.
화제의 주인공은 증권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오오꾸보·젠지」(大久保善次·37·동경도박강시화천1913)씨.
「오오꾸보」씨는 74년5월12일 우리나라에 관광을와 목포시를 둘러본 뒤 서울행 백마호를 타고 출발하려 할 때 「플랫폼」에서 흘러 나오는 구슬픈 「멜러디」에 매혹되어 우리나라 가요를 연구하기로 결심했다는 것.
그 후부터 매년 한국에 들르는 「오오꾸보」씨는 그때의 구슬픈 곡조가 『목포의 눈물』이었다는 것을 알고 이난영씨의 추모비가 세워진 목포의 유달산을 비롯해 망말도·고하도 등에 올라 명상에 잠기며 「맬러디」를 흥얼거리고 가사를 읖조리기도 한다.
경응의지외국어학교와 일본 「도오꾜」에 있는 한국YMCA 등에서 5년동안 한국어공부를 계속하고 있는 「오오꾸보」씨는 「밥과 된장의 차원」에서 한국유행가를 연구하겠다고 기염.
특히 경응외국어 조선어과 학생들이 만드는 「경응이야어여」라는 발행붓수 20여부의 한글신문에 『한일유행 가사의 어떤 상이성』『눈물 젖은 두만강 연구』 등을 게재, 교포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 논문에서 「오오꾸보」씨는 한국의 윤심덕씨와 일본의 「마쓰이·스마꼬」(송정수마자)를 비교, 여성으로 「레코드」 취입 1호였고 둘다 사랑때문에 자살한 점 등을 유사성으로 내세웠다.
또 『눈물젖은 두만강』에 나오는 「님」은 연인이나 남편·처 등의 표현이 아니고 조국을 지칭한 광복의 결의가 강하게 숨겨져 있는 노래로 평가했다.

<목포=박근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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