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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문교, 인책인 듯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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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2·20」 개각은 국방·문교장관을 경질한데 특색이 있다.
7개 부처장관의 개각 중 신설된 동력자원부와 공석 중인 제2무임소 장관을 보각한 것을 빼면 5부 장관이 경질됐는데 심흥선 총무처 장관은 건강상 이유로 계속 사의를 표해 왔으며 최각규 상공도 농수산에서 전보되고 장덕진 농수산장관은 기획원 차관에서 승진돼 경제부처간의 조정으로 볼 수 있다.
국방장관의 경질은 지난 9월의 방위 산업 국장 사고, 10월의 육군 경비행기 월북 사고, 육군 중령 납북 사건 등 일련의 사고에 대한 인책으로 보이며 황산덕 문교장관의 퇴진은 급식 빵 사건과 일부 대학의 소요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재현 국방장관의 기용은 육군 참모 총장과 합참 의장을 거친 군 고위 경력과 서열을 고려한 것이며 노 장관이 육사 3기 출신이란 점에서 앞으로 후속 군 인사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박찬현 문교장관은 제헌 의원에다가 민주당 정부 때 장관을 역임한 경력과 대학에 잠시 있었던 전력이 참작된 것 같다.
수출 1백억「달러」의 공을 세운 장예준 상공장관이 신설된 동자부로 옮긴 것은 상공 재임 4년의 장기간 재임이라는 점과 4차 5개년 계획을 수행하는데 있어 「에너지」 문제를 담당할 동자부의 비중을 높이 평가해서 새로운 중책을 맡긴 것으로 풀이된다.
장덕진 농수산의 기용은 농수산부 차관 2년 4개월의 경력과 기획원 차관 2년간의 경험에 근거를 두는 견해가 많으며 심의환 총무처 장관은 5년 4개월이나 상공 차관을 지낸 경력을 높이 산 것으로 보이며 2경제부처 차관을 승진시킨 것은 경제부처 인사의 숨통을 트게 했다.
이번 개각에서 재임 2년의 최규하 총리가 유임된 것은 실무 내각으로서의 임무를 무난히 수행한 것으로 일단 인정받은 것이며 부총리 겸 기획원장관으로서 3년 3개월간이나 경제 「팀」을 이끌어온 남덕우 부총리의 유임은 고도 성장을 지향하는 경제 정책의 지속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때 경질·전임설이 나돌았던 김용환 재무장관의 유임은 부가세를 정착시키기 위한 정책적 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최 총리와 함께 박동진 외무·김치렬 내무장관이 유임된 것은 대외 정책에 변화가 없고 내년 선거를 현 진용으로 치르겠다는 의사의 반영 같다.
소식통은 내년 11월께 있을 9대 대통령 선거 때까지는 개각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정기 국회 중에 이리역 폭발 사고에 인책, 최경록 교통장관을 퇴진시키기 전부터 일부 개각을 구상해 왔으며 단지 그 시기를 정기 국회가 끝난 후로 잡은 것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이번 개각에서 박찬현 문교와 고재필 제2무임소가 입각함으로써 의원 겸직 장관은 신형식 건설 신현확 보사 민병권 교통 장경순 제1무임소 장관을 합쳐 모두 6명으로 늘어나 어느 때보다도 원내의 내각 진출이 많아졌다. 새 내각의 지역 분포는 영남 8명, 호남 3명이다. 합참의장·병무청장과 기획원·상공·동력자원 차관 등 공석 중의 고위직 인사는 곧 뒤따를 것이며 장관이 바뀐 부처 산하의 후속 인사가 주목된다. 특히 육사 3기생이 국방장관으로 발탁됨에 따라 숨통 트일 군 인사 폭이 넓어질 것 같다. <조남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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