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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에는 그 이상의 가치가 있습니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블루다이아몬드. 파란색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를 이르는 별명이다. 손가락 한마디도 안되는 조그만 알약은 중년 남성의 말 못할 고민을 단 번에 해결했다.

2008년 대한비뇨기과학회지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국내 50대 이상 남성 10명 중 8명은 발기부전을 겪는다.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은 사람이 발기부전에 시달리는 사람은 늘어난다. 발병 원인이 비슷한 전립선비대증도 문제다. 덩달아 삶의 질도 떨어진다.

약은 아플 때 먹는다는 인식도 바꿨다. 삶의 질을 높여 즐거움을 더해 준다는 의미에서 해피드럭(Happy Drug)이라는 신조어도 이 때 만들어졌다. 요즘에는 특허가 끝난 뒤에는 가격이 떨어져 이전보다 약값이 훨씬 저렴해졌다. 입에 넣으면 약이 사르르 녹아 간편하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복약 편의성도 높아졌다.

화이자제약 비아그라 PM 황예빈 대리를 만나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과 비아그라에 대해 들었다.

- 남성에게 발기력은 자존심 그 이상이다. 바이그라는 그런 의미에서 중년 남성에게 큰 의미를 준다. 요즘엔 고혈압·당뇨병 같은 성인병 환자가 늘면서 젊은 나이에도 발기부전으로 건강한 성 생활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그만큼 발기부전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 같은데.

“비아그라가 발기부전 치료제의 대명사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발기부전 치료제 주세요”라는 표현보다 “비아그라 주세요”라는 말이 더 쉽게 와닿지 않는가. 약을 개발하면서 질환에 대한 인식도 개선했다. 이전에는 숨기기에만 급급했다면 비아그라를 먹으면 발기부전을 치료할 수 있다는 식으로 질환으로 받아들이도록 한 것이다.

본래 비아그라는 1998년 미국에서 처음 출시됐다. 이후 선풍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신문마다 약국에서 사람들이 30명씩 줄을 서는 모습을 그린 만평이 실리기도 했다. 이런 혁신성을 인정받아 의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릭스갈렌 상도 받았다. 발기부전을 스스로 점검하는 IPSS 자가진단 설문지도 화이자제약에서 개발했다. 내가 몇 점이면, 어느 단계인지 발기부전 심각도를 알 수 있는 설문지다. 물론 수많은 임상과 연구를 통해 확실한 근거를 토대로 입증된 효과와 안전성이 바탕이 되기 때문에 비아그라의 가치를 온전히 알릴 수 있었다.

비아그라는 전문의약품임에도 불구하고, 명품 가방을 선택하는 심리와 비슷하게 비아그라를 선호하시는 경향이 있다. 그 가치를 산다는 느낌으로 고정적으로 비아그라만 고집하는 로열티가 크다. 게다가 가방과 달리 ‘내 몸’과 관련된 것인 만큼 더욱 오리지널리티와 브랜드 파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제품이 가진 수많은 의학적 근거와 오리지널리티. 그것이 비아그라의 가장 중요한 가치다.”

- 최근 비아그라 특허가 만료된 이후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경쟁이 치열해졌는데.

“오히려 가짜 약 시장을 줄인 것에 긍정적으로 본다. 비아그라 출시 이후 발기부전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여전히 불법적으로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유통하는 시장이 너무 크다. 물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비아그라 매출은 다소 떨어졌다. 개인적으로는 비아그라가 독점했던 시장은 잃었지만 환자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본다. 일반적으로 전문의약품 대부분은 특허가 만료되면 매출하락을 피할 수 없다. 그래도 비아그라는 브랜드에 대한 가치가 높아 이를 찾는 환자가 꾸준히 있다.”

- 비아그라 마케팅·판매 전략이 조금 변한 것 같다.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커지면서 의원 시장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졌다. 발기부전 치료약 처방의 80% 이상은 의원시장에서 나온다. 안국약품과 비아그라 공동 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한 이유다. 화이자의 영업력만으로는 모든 개원가를 커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커버리지를 넓혀 많은 의료진에게 비아그라 가치를 전달하기 위한 전략이다. 특히 안국약품은 비뇨기과을 중심으로 성공 경험이 있어 그 노하우를 높이 샀다. 양 사가 모두 윈윈하는 차원에서 전략적 결정을 내린 것이다.”


- 필름형 비아그라를 출시한 것도 화제가 됐다. 복약 편의성을 높인 ‘비아그라 엘’에 대한 시장 반응은 어떤가.

“입 속에서 매우 빨리 녹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전에는 물과 함께 먹어 복약 편의성이 다소 떨어졌다. 사실 필름형 제제는 비아그라보다 엠빅스S(SK케미칼)가 먼저 출시돼 시선을 사로잡았다. 녹는 발기부전치료제 분야에서는 비아그라가 후발주자인 셈이다.

그 당시에는 특허가 끝나고 새로운 모멘텀을 찾고 있었다.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이 복약순응도다. 이 과정에서 서울제약이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비아그라의 가치를 반영했다. 현재 서울제약 외에는 비아그라 성분을 얇게 100㎎까지 만들 수 있는 제품력을 가진 회사가 없다. 입에서도 빨리 녹는다. 최근 바이그라 엘과 다른 필름형 제형을 대상으로 붕해/용출 속도를 비교한 결과 비아그라가 빠르게 녹았다. 단순히 빠르기만 한 것이 아니다. 다양한 시험환경 조건 속에서도 균일한 약효를 보였다.

일부는 쓴 맛 때문에 비아그라 성분에서 시트르산염을 뺀 제품도 있다. 하지만 염을 제거하면 제품효과에 영향을 미친다. 비아그라는 무조건 효과와 그 가치를 그대로 유지해야 비아그라로서의 가치가 있다. 비아그라 엘은 자일리톨에 포함돼 있는 단 맛을 추가해 쓴 맛을 줄였다.”

- 일부 제약사에서 비아그라 용량의 최대 1/4 수준에 불과한 저용량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는데. 오리지널 제약사로서 어떻게 바라보나.

“다양한 제형을 시도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화이자도 비아그라의 4분의 1 수준인 25㎎에 대한 약효·안전성 등에 대해 연구했다. 하지만 결국 제품을 시판하지 않은 것은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비아그라는 매일 먹는 것보다 필요할 때 복용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비아그라의 강점은 무엇보다 강력한 약효다. 특히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동반한 중증 발기부전 화나에게 강력한 효과를 보인다. 이런 만성질환자는 저용량보다는 안전성·약효가 입증된 고용량(50㎎·100㎎)을 써야 한다.

- 가짜 발기부전약도 많이 논란이 됐었다. 동남아 지역에서는 당뇨병약 성분이 든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먹고 저혈당 쇼크로 사망한 사례도 있었다. 최근 복제약이 나오면서 발기부전치료제 약값이 많이 내려갔는데. 가짜약 유통은 여전히 심각한가.

“여전히 가짜약 유통은 심각하다. 가짜약 시장이 크다는 것은 알지만 워낙 음성적이라 정확한 규모를 가늠하기는 어렵다. 특허가 풀리고 저가약이 나오면 이 시장을 다 흡수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덜했다.

가격 때문에 가짜약을 먹는 사람들도 있지만, 가격을 떠나서 병원을 방문하기 싫어서 가짜 약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는 이야기다. 병원을 방문하기 꺼려지는 마음,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기 싫은 부끄러움, 귀찮음과 번거로움 등으로 인해 병원을 안오는 사람들은 가짜약을 선호한다.

무조건 저가로 접근하기보다는 환자들에게 올바른 인식과 발기부전을 치료에 대한 마인드 전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비아그라는 대한남성과학회와 발기부전 바로알기 캠페인도 꾸준히 진행해왔다. 가짜약은 어떤 제조공정을 거쳤는지, 어떤 성분이 어떤 용량이 들어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뭐 별일 있겠어’라고 생각하기에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 특히 과용량은 더 위험하다.

올바른 복용법도 중요하다. 강력한 효과를 본다며 여러 알을 한번에 먹는다거나, 100mg을 칼로 긁어 먹으면 위험하다.”

- 비아그라가 피부암을 유발한다는 논문이 미국 JAMA에 게재됐다. 초기 단계 연구라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신경쓰일텐데. 어떻게 보나.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해당 연구결과는 비아그라 복용이 피부암의 일종인 흑생종 발병과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하지만 비아그라가 흑색종을 유발했다는 것을 명확하게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 연구를 수행한 저자 역시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이들은 논문에서 연구결과를 조심스럽게 해석해야 하고 임상권장사항을 바꾸기에는 불충분하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이런 한계는 비아그라 복용량이나 사용횟수 데이터도 제대로 수집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추적조사만 진행했기 때문이다. 연구디자인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또 흑색종은 아시아인 특히 한국인은 거의 나타나지 않아 연관성이 적다. 현재까지 비아그라를 복용했을 때 흑색종과 관련한 안전성 위험이 생기는 것을 확인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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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미 기자 byjun3005@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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