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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재 벽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연탄재로 만든 벽돌·「블록」·구들장 등이 양산체제를 갖추어 마침내 오는 20일께부터 하루 5만장씩 생산될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연탄재는 서울에서만도 연간 2백 66만여t씩(76년)이나 배출돼 전체 쓰레기의 79%를 차지, 최근에는 갖다버릴 곳마저 바닥나 도시의 거다란 골칫거리가 돼 왔음은 다 아는 사실이다.
따라서 연탄재의 경제적 재 이용은 주거환경의 오염방지라는 환경정책적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폐기물의 재활용에 따른 자원절약이란 점에서도 큰 의의를 갖는다.
더구나 연탄재로 만든 벽돌은 품질 면에서 「시멘트」 벽돌보다 강도가 2∼4배나 더 강하고 중량도 개당 7백g이상 가벼운데다 양생기간이 필요없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생산비는 개당 7원 20전으로 「시멘트」 벽돌에 비해 3원 가량이나 저렴하다니 그 이점도 한 두 가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보다도 연탄재 벽돌 실용화에 성공한 서울시 토목시행소 연구「팀」의 성과는 노력여하에 따라서는 일견 쓸모없어 보이는 쓰레기도 얼마든지 생활에 유용한 자원으로의 전환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는데서 더욱 높이 평가돼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천연자원의 한계가 눈앞에 닥쳐오고 있다고 경고되고 있는 오늘날, 연탄재가 아니더라도 생활폐기물을 무작정 내다 버린다는 것은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볼 문제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부존자원이 부족하고 자원의 상당부분을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의 처지에서는 「폐기물의 자원화」에 대해 범국민적인 관심이 집중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보다 비교적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구미의 선진제국에서까지 폐기물을 「제2의 자원」으로 이용하는 적극적 방안이 채택된지 오래다.
미국에서는 1970년에 이미 「자원 회수법」을 제정, 국내에서의 연간소요량의 7%에 이르는 철, 8%의 「알루미늄」, 약 14%에 이르는 종이 등을 폐기물에서 회수, 충당하고 한다.
그 동안 우리 나라에서도 한국과학기술연구소가 연탄재에서 「알루미나」를 추출하여 「알루미늄」건재를 생산한데 이어 연탄재를 비료화 하는데 성공한 사례도 있는 등 폐기물의 재이용 방안이 각계에서 적지 않게 연구돼 왔다.
그러나 현재처럼 쓰레기 활용문제가 어느 한 지방자치단체나 개인에 의해 산만하게 추진되고 있는 한 효과의 극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폐기물의 처리나 자원화를 위한 연구에는 고도의 전문기술과 방대한 자본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국가적 차원에서 1회 제품을 「피드·백」시키는 조직의 구성이 당연히 제기되는 요청이라 하겠다. 말하자면 자원 재활용공사의 설립 등을 통해 우리 실정에 알맞는 폐기물처리·재생시설을 설치, 가동하기 위한 연구가 지금부터라도 본격적·종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자원 재이용에 관한 개별법을 제정함으로써 소비 후의 폐기물처리책임을 명백히 하고, 사업자에게는 재이용이 가능한 폐기물의 자원화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만한 것이다.
또 연탄재로 만든 벽돌 등 재생자원 사용자나 생산자에 대해서는 각종 세금을 감면해주는 행정적 유도책도 포함함이 마땅하다.
이렇게 폐기물의 자원화관념을 생활의식으로 정착시키고 장려해 나가는 것이 자원절약과 환경정화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지름길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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