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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모집 "남자는 31세 여자는 24세까지"…왜 여자를 일찍 늙게 하는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어느 회사고 신입사원 모집광고를 보면 예외 없이 여성은 24세까지, 남성은 31세까지다. 어쩌다 개인적 안면으로 이력서를 갖다 내밀어도 가장 좋은 구실이『나이가 너무 많아서….』
왜 여자는 남자보다도 7세나 아래인 24세만 넘으면 취직을 할 수 없단 말인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 아니 24세가 넘은 여자를 퇴물 취급하는 이유는 왜일까. 단순한 제3자들은 나이28세에 이제서 새삼 무슨 취직이냐고 한다. 그 나이에 결혼이라는 취직(?)밖에 더 있느냐고. 그러면 혼처라는 것은 정말 직장보다 더 간단히 구할 수가 없는 문제일까. 결혼 적령기에 관해서도 그렇다. 벌써 여자나이 25세만 넘어도 적령기를 놓친다고 가정에서, 사회에서도 부모·친지·선생님들 모두 난리들이다. 도대체 나이 먹는다는 것과 결혼적령기를 직접 연결시키는 그 단세포적인 사고방식에 나는 찬성할 수가 없다.
한 인간을 만나 진정 코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수 있다고 생각될 때, 그때가「결혼적령기」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그래서 적어도 한 인간으로서 무엇인가를 추구해 보려는 삶,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스스로 독립하여 살아가고 싶어하는 경우라면 성별에 관계없이 나이에 크게 제한 받지 않고 자신의 삶을 펼쳐 나갈 수 있도록 사회는 도와야 할 것 같다. 이 사회는 여자에 대한 인식과 제약이 너무 많다. 너무 일찍 여자를 늙게 만든다.
하여튼 나도 나의 길로 향하는 여건을 만들긴 해야겠는데 취직은 지금 현재 거의 불가능한 것 같고….「리어카」를 한대 사서 시장에라도 나서야 할 것 같다. 아니면 목판장수라도 해볼까.
윤호주<서울 관악구 봉천본동 158 윤윤선 씨 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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