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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진 생새우와 미나리를 포기사이에 참기름 곁들여서「김치국밥 밥」밤참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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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예부터 우리 식탁에서 빼놓을수 없는 김치는 담그는 법이나 기후, 담그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종류만도 보쌈김치·백김치·장김치등 셀수 없을만큼 많아 한국인의 김치미각 역시 여간 민감하지않다. 각 지방을 돌며 맛갈스런 김치로 소문난 주부들의 솜씨릍 소개해본다.
김혜야씨(50·부산시 서구 충무동4가42) 집은 해마다 「생새우김치」로 겨울을 나고 있다. 김치빛이 맑은 주홍빚이고 국물맛이 쨍하게 시원한것이 이 김치의 특징. 경상도 김치라면 일반적으로 맵고 텁텁하다는 통념과는 달리 국물이 투명해 보기만해도 입맛을 돋운다. 그래서 김치를 혀에 대기만 해도 쨍한 맛이 돈다는것이 김씨의 자랑이다.
비결은 부산지방에서 「오도리」라고 불리는 생새우를 듬뿍 넣는것. 같은 생새우라도 자갈치 시장에서 금방 사온 펄펄뛰는 것을 넣어야 제맛을 낼수있다.
또 한가지 비결은 배추절이는 시간을 다른 김치의 약 반(6시간) 으로 줄이는 점이다. 이렇게 절이는 시간을 줄인 것은 배추 자체에서 국물을 많이 내기위한것.
동차미를 따로 담그지 않아도 시원한 국물을 겨울내 즐길수 있다. 슬하의 4남매가 국수를 말아 밤참으로도 먹고 특히 사업상 술마시는 일이 많은 부군 문형도씨(51·무역업)의 숙취를 깨게하는데는 더할 나위없다. 문씨는 술마신 다음날이면 반드시 김칫국물밥을 찾는다.
요리법은 금방 떠낸 김칫국물에 참기름 한방울울 떨어뜨리고 김치를 송송 썰어넣고 찬밥을 말아먹는 것. 기호에 따라 물을 조금 넣어도 되는데 맛이 일품이다.
경제적으로 허락한다면 오이를 손으로 뚝뚝 잘라 김치 포기사이에 넣으면 국물이 훨씬 싱싱해진다. 부산에서 자라 결혼 이후 줄곧 이 김치를 담가온 김씨는 겨울이면 곤욕아닌 곤욕을 치러야한다.
소문난 김치맛 탓으로 손님 치르게되는 동네부인들이 한두포기씩 얻으러 오기 때문. 그래서 식구들이 먹는 양보다 조금씩 많이 담그지만 워낙 재료가 비싸 넉넉히 나눠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한다.
이 김치의 재료를 살펴보면(3인가족 1개윌분) -▲배추10포기 ▲생새우6백g ▲미나리 반단 ▲생굴 2「컵」 ▲밤 15개 ▲고추가루5「컵」 ▲무우 2개 ▲가는파 20단 ▲생강큰것 5개 ▲마늘 5통 ▲배2개 등
담그는 법은 우선 배추를 깨끗이 다듬어 6시간쯤 절인후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뺀다. 고추가루는 미리 따끈한 물에 버무려 놓는데 빛깔을 곱게 내기 위해서다. 다음에 무·미나리·갓·생강·마늘·밤등을 채썰고 새우젓과 생새우(큰것이좋음)는 보통으로 다져놓는다. 굴은 소금물에 가볍게 씻은 다음 물기를 뺀다.
그리고 무채에 미리 버무려놓은 고추가루를 적당히 섞어 빨간 빛으로 물을 들인다음 썰어놓은 야채와 새우젓·생새우·굴을 넣어 가볍게 버무린다. 속을 넣은후 배추는 독에 차곡차곡 담아 바람이 통하지 않게 한뒤 우거지로 꼭 눌러놓으면 훌륭한 생새우김치가 된다. 이 김치가 제맛을 내기는 담근지 15일 후쯤이다.
기후탓으로 김장을 따로 하지않고 이처럼 소량으로 여러번 담가야하지만 중부지방에서는 재료를 가감해 기후에 맞게 담그면 되겠다. 또 국물을 더 많이 넣고 싶으면 새우젓이나 조기젓을 넣고 끓여 식힌후 더 부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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