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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SALT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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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카터」의 외교가 사탕 맛에서 소금 맛(SALT)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핵 시대의 병리를 치유하는데는「도덕외교」의 사탕 맛보다는 역시 전략무기 제한협상(SALT)의 소금 맛이 더 필요했던 모양이다.
애초에 미소간의 핵무기 경쟁을「소금」으로 제동하려던 장본인은「키신저」였다. 미-소간에 핵 군비의「축소」나「전폐」는 못할망정 그「확대균형」이라도 이룩해서 숨을 돌려보자는 취지였다.
그렇게 해서 마련된 것이 제1단계 SALT협정, 1972년「닉슨」이「모스크바」에 갔을 때 조인했다.『미국이 ICBM과 SLBM을 1천7백64대, 소련이 2천5백68대까지 보유할 수 있다』는 약속이었다.
그러나 SALT는 1977년 10월까지의 긍정 협정에 불과 했다. 뿐만 아니라「수량의 제한」 에 그쳤기 때문에 「미사일」의「질적 향상」엔 손을 벌 수가 없다.
이 허점을 이용해 소련은 MRIV라는 복수탄두 개발해서 미국을 바짝 뒤따르기 시작했다.「미사일」대수는 약속된 상한선 안에 놓아두되 그 대신 한 개의「미사일」에 여러 개의 핵탄두를 실려 보내는 방식이다.
미소가 이런 식으로 MRIV를 제가끔 양산해 간다면 SALT I 은 휴지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착수된 것이 1985년까지를 기한으로 하는 제2단계 SALT협상. 질·양을 다같이 규제해 보자는 것이다.
이 과정에는 뜻하지 않게 튀어나온 복병이 미국의 장내무기「클루즈·미사일」과 소련의「백마이어」폭격기간의 논쟁이었다.「클루즈·미사일」은「초 저공 비행」과「목표를 27m 이내」라는 고도의 명중 도를 자랑한다. 한편「백마이어」는 공중 급 유만 하면 미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전격 성을 갖는다.
소련이「클루즈·미사일」을 제한대상으로 삼자고 했을 때 미국은 그렇다면「백파이어」도 제압 대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소련은「백파이어」가 미-소간을 왕복 비행 할 수 없기 때문에 전략무기가 아니라고 응수했다.
그러나 만약 그것이 공중 급 유에 의해 미국까지 날아가 폭격을 한 다음「쿠바」로 착륙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 설전은 급기야 미국 대통령 선거 전에 비화했다.「카터」가「도덕」보다는「데당트」라는「키신저」식 SALT를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정치는 역시「드라이」한 소금 맛이어야 한다는「진리」를「카터」도 뒤늦게 나마 터득한 모양이다. 그의 부흥 사와도 같은 인권발언이 뜸해지면서부터,「클루즈」1백20대· 「백파이어」월 2단계라는 SALTⅡ 수협이 성숙했다니 말이다. 그렇다면 이긴 편은 결국 「키신저」란 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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