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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속의 중소기업의 장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제4차 중소기업 국제회의가 11일 개막되었다. 이번 회의는「변화 속의 중소기업의 장래」 라는 주제 아래 세계 62개국에서 4백60명의 대표가 참석했다.
중소기업 국제회의의 목적은 세계 각국의 정부·학계·경제계·중소기업 계의 대표들이 모여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 교환과 토론 등을 통해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상호 이해를 증진하며 범세계적 대응책과 협력 강화방안을 모색하자는 데 있다.
이번 서울회의는 세계적 장기 불황 속에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심한 경영 압박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크다고 하겠다.
세계 각국에서 온 중소기업 전문가들이 지혜를 모아 중소기업의 기능과 방향에 대한 새 활로를 찾고 호혜적 협력 관계를 강화해 주기를 당부하고 싶다.
특히 보호무역의 장벽이 경쟁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세계 각국의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중소기업 문제를 공동 토의하고 상호 이해를 높인다는 것은 국제협력의 증진에 의한 인류 공영의 길을 넓히는데 크게 기여하리라고 기대된다.
박정희 대통령도 치사를 통해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있어 중소기업의 역할을 높이 치하하고 이번 회의가 비단 중소기업의 당면 과제 뿐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의 공존 공영을 위한. 새로운 국제 경제질서 확립에 값진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중소기업의 역할과 기능이 막중함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마치 국민경제의 앞 뒤 바퀴와 같은 것이어서 양쪽의 균형적 성장 없인 건전하고 질서 있는 경제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중소기업은 노동 집약적인 산업으로서 급속한 소득 및 고용증대에 큰 역할을 하며 지역개발이나 산업 특화에도 큰 기여를 한다.
흔히「규모의 경제」때문에 중소기업의 기능이 과소 평가되기 쉬우나 중소기업이 더 효과적인 분야는 얼마든지 있다. 중소기업문제는 정치적·사회적 측면에서도 큰 비장을 갖는다. 때문에 세계 각국이 중소기업의 보호육성에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건전한 육성은 경제발전 단계에 상관없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선 중소기업의 비중이 매우 높아 그 보호육성이 더욱 절실히 요청된다.
사업체 수로 보아 중소기업은 전 기업의 96·2%, 종업원은 45·2%, 생산액은 30·6%를 점하고 있다. 물론 현재도 중소기업의 보호육성에 대해 많은 노력이 경주되고 있지만 그 비중이나 필요에 비해 아직 이해와 지원이 미흡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번 중소기업 국제회의에서 김봉재 중소기업 회장이 강조한 바와 같이 중소기업의 육성은 정부지원 없인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정부가 중소기업에 대해 충분한 지원을 다하고 있느냐는 의문이다. 정부가 고도 성장기조에 치우쳐 중소기업보다 대기업 중심으로 경제를 달용하고 있지 않는지 한번 진지하게 반성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선 금융·세제·행정·법적 지원 등 다각적인 보완조처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중소기업 근대화 촉진법 및 제품구매 촉진법 제정, 중소기업 자금의 확대와 장기 저리 화, 신용보증 제도의 개선·합병을 위한 세제지원 등 중소기업 계의 여러 요망사항들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또 대기업들과의 보완관계가 잘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대기업도 무수한 중소기업의 뒷받침이 있어야만 더 높은 생산성과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효율 면에서 중소기업에 맡기지 않을 수 없는 분야가 많으며 기계 등 중화학 공업에선 특히 그렇다. 따라서 대기업에서도 모든 것을 다하려 하지 말고 중소기업과의 계열 적 발전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중소기업 측에서도 수용태세를 갖추고 신용과 능률 향상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번 중소기업 국제회의를 계기로,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더 한층 높여 이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지원과 자조 노력을 다같이 경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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