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다시보기'도 돈받는다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4면

MBC의 인터넷 자회사인 iMBC는 2일부터 방송콘텐츠를 유료화했다. 드라마.연예오락.교양프로그램의 TV다시보기(VOD)는 5백원, 다운로드는 1천원, 대본보기는 2백원의 이용료를 부과하기 시작한 것이다.

2001년 9월 SBS의 인터넷 자회사인 SBSi가 콘텐츠 유료화를 처음 시작했을 때에 비한다면 비교적 차분한 편이지만 MBC 인터넷 홈페이지(www.imbc.com.사진)의 게시판은 네티즌들의 불만으로 가득하다.

"방송의 주인은 시청자라고?""SBS처럼 아예 상업방송으로 가라" 등, 무엇보다 'MBC는 상업방송인 SBS와 다르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비난이 주를 이루고 있다.

iMBC도 SBSi와 같은 논리로 유료화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현재 하루 방문자수 1백만~2백만명에 VOD 이용횟수가 80만~90만건에 이르기 때문에 접속 불가나 끊김 현상이 자주 발생, 유료화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또 모회사인 MBC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의 수익구조로는 새로운 사업은커녕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투자조차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iMBC의 영업이익은 2천만원이었다.

iMBC의 관계자는 "시스템 운영비로 한 달 평균 4억~5억원 정도가 든다"면서 "앞으로 최소한 유지비 정도는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SBSi의 경우 유료화 이후 한 달 평균 매출액이 7억원 정도다.

물론 iMBC의 경우 네티즌들의 반발을 의식, 무료 서비스를 더 강구한 흔적이 보인다. 뉴스와 '100분 토론''시사매거진 2580' 등 공익성이 강한 일부 시사프로그램, 실시간으로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 및 라디오 방송은 종전처럼 무료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유료 대상인 드라마와 일부 연예오락프로그램도 스폰서업체의 회원가입 등의 절차를 거쳐 무료로 볼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대신 무료서비스의 경우엔 스폰서업체의 동영상 광고를 봐야 하는 등 불편이 따른다. 때문에 MBC의 상업성에 대한 비난 여론은 한동안 비등할 전망이다.

김정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