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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동경=김경철 특파원】『10여 년 전 일본에서 한국사람들끼리 한국말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일본인들의 차가운 시선을 느낄 때가 많았다』-.
교포들로부터 자주 듣는 이야기다.
이제 비좁은 지하철·「엘리베이터」속에서 한국말 소리가 들려도 이상한 눈길을 보내는 일본사람은 거의 없다. 일본인들의 한국 관이 많이 변한 때문이다.
일본의 한 가정주부는 일본시장에 등장한 한국상품 속에서 한국의 변화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가정주부「미까미·유끼꼬」씨(37·동경도삽곡구혜비수)가 처음 한국상품을 대한 것은 10여 년 전 이었다. 백화점「세일·코너」에서 한국상표가 붙은 어린이용「메리야스」2장을 샀다.
일산보다 절반인 헐값이었으나 제품이 약간 엉성한 것 외에는 일본제품과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것. 한국상품은 어디를 가나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 같았다.
그로부터 10여 년. 이제는 한국산「블라우스」·「스포츠·웨어」등 고급상품들이 진열장에서 의젓하게 일산과 겨루게 되었고 어떤 것은 일제보다 좋은 것을 보고「미까미」여인은 『여러 면에서 한국의 수준이 달라진 것을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사람들은 한국을 잘 안다는 소위「지한 파」중에는 앞으로 몇 년 후면 어떤 분야에서는 한국이 일본을 앞지를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시미즈·가쓰히꼬」씨(35·학습연구사과장)도 그 중의 한사람이다.
지난여름 처음으로 한국 출장을 다녀온「시미즈」씨는 10일간의 한국여행 소감을『한마디로 한국은 놀랍고 무서운 나라』라고 표현했다. 『무엇이 무서우냐』는 질문에『한국의 정치·한-일 관계·군사적 긴장에 관한 이야기만 들어오다가 공장·농촌·대도시를 직접보고 놀랐다』고 말하고 있다.
「시미즈」씨는 10여 년 전에는 직장에서 선배들이 한국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별로 듣지 못했지만 지금은 한국을 다녀온 동료들마다 한국을 화제로 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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